뇌성마비 부모 모시는 효녀 여고생 서울대 합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7일 11시 35분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뇌성마비 부모를 모시던 여고생이 서울대에 합격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7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과 셋이서 기초생활수급을 받으며 생활해온 인천여고 3학년 황다솔 양(19)이 7일 서울대 인문학부에 합격했다.

어린이재단은 황 양이 초등학생 때인 2004년부터 매월 학습비를 후원해왔다. 황 양은 어린이재단에서 받은 20만 원 남짓한 후원금으로 학원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했다.

당시 성적이 중상위권이던 황 양은 중학교 진학 이후 반에서 2¤3등을 할 정도로 성적이 올라 고교 진학 후에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어머니는 언어장애 1급으로 의사표현이 어렵고, 집안일은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거나 황 양이 도맡아 했다고 알려졌다. 황 양의 아버지는 "자식이라고는 다솔이 하나뿐인데 아이를 지원할 기본적인 여건도 안돼 가슴이 찢어진다"며 미안해했다.

그를 곁에서 지켜봐 온 서윤희 사회복지사는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좌절하고 나쁜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저소득층 아이들은 현실적으로 다른 아이들과 같은 성과를 내기도 어려운데 다솔이는 장애가 있는 부모님을 모시면서도 남들보다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고 칭찬했다.

황 양은 앞으로 무역·국제 통상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며 서울대 인문학부에서 외국어를 공부하며 국제적 감각을 익힐 계획이다.

그는 "많은 분의 격려로 꿈을 향한 첫 걸음을 뗄 수 있게 됐다"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경제적 여건을 꿈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기지 않고 긍정의 힘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어린이재단은 황 양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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