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한국외대 “1+3 유학과정 폐지”

  • 동아일보

선발한 신입생 구제책 논란… 학부모들 “소송 불사” 반발

중앙대와 한국외국어대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폐쇄명령을 받은 ‘1+3 유학과정’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두 대학은 지난달 교과부의 폐쇄 명령에 불구하고 이 과정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9일 교과부에 따르면 두 대학은 ‘1+3 유학과정’의 폐지 방침을 이번 주에 공식 발표한다. 한국외국어대는 박철 총장의 결정으로, 중앙대는 전임 총장인 박범훈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권유로 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3 유학과정은 국내 대학에서 1년간 영어공부 등 유학을 준비하고, 2학년부터는 국제교류 협정을 맺은 외국 대학에 진학하는 프로그램이다. 2013학년도 기준으로 중앙대와 한국외국어대의 선발 정원이 각각 300명과 240명에 이를 만큼 인기를 끌었다.

교과부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대학이 아닌 사설 유학원이 실질적으로 운영했다. 학생은 대학 간판을 믿고 입학하지만 학교는 명의만 빌려주고, 신입생 모집이나 교육과정 운영은 어학원이 맡는 식이다.

중앙대와 한국외국어대는 둘 다 K사에 운영을 맡겼다. 여기서 나온 연간 수입은 중앙대가 60억 원, 한국외국어대가 47억 원가량으로 이 중 절반을 대학이 가졌다. K사는 외무고시 출신의 전직 외교부 공무원이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과부의 폐쇄 명령은 소급해서 적용하지 않으므로 재학생은 계속 이용할 수 있다. 내년도 신입생을 어떻게 구제하느냐가 관건인 상황이다. 두 대학은 정원의 3분의 1가량을 지난달 수시모집 기간에 선발했다.

교과부에는 해당 학부모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부모 중에 변호사, 법학 교수 등 유력 인사가 많아 소송을 하겠다는 등 항의 수위가 높다. 하지만 선발 학생에 대한 책임은 해당 대학이 져야 한다. 대학이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대와 한국외국어대는 구제 방안을 최대한 빨리 내놓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인 대책이 없다. 유학원에서 전적으로 교육을 담당하는 방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중앙대 및 한국외국어대와 교류협력을 맺은 미국 대학과의 연결 고리가 끊어진다.

김희균·신진우 기자 foryou@donga.com
#1+3 유학과정#중앙대#한국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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