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문고 철거 재검토”… 한발 물러선 구의회

  • 동아일보

주민 반발에 철거의견 번복

서울시 서대문구의회가 연세대 앞 홍익문고를 허무는 재개발안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본보 24일자 A10면 참조… “폐점위기 서울 신촌 홍익문고 지켜주세요”

서대문구의회 재정건설위원장인 김호진 구의원(45)은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재개발 진행 과정에서 홍익문고 건물을 허물지 않도록 권고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정건설위는 23일 창천동 일대 건물을 허물고 4597m²에 상업 및 관광숙박시설을 짓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촌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 계획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모임’ 등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일부 구의원이 “재개발 계획에서 홍익문고 건물을 제외하는 방법을 찾겠다”며 입장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홍익문고가 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상임위에서 통과된 의견이 본회의에서 뒤바뀐 전례가 거의 없는 데다 일부 의원이 “홍익문고를 제외하고 재개발을 하기 힘들다”며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상임위인 재정건설위의 의견이 구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서대문구가 구의회와 주민의견을 고려해 재개발 계획을 최종 결정한다. 현행 계획안이 확정되면 지금의 홍익문고 건물은 사라지고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박세진 홍익문고 대표(44)는 “새 건물에서는 타산이 맞지 않아 도저히 서점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민모임은 26일 구의회를 방문해 홍익문고 존치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홍익문고는 1960년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신촌 대학가에 문을 연 뒤 50여 년간 대학생들과 주민의 사랑을 받아온 명물 서점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홍익문고#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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