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부천에 다문화 무지개가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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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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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강남시장 주변 주민들, 이주민들과 축제
각국 문화강좌-요리 소개… 사회적 기업도 참여

18일 경기 부천시 도당동 강남시장에서 마을축제를 앞두고 주민들이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이주민과 내국인이 어울려 준비한 축제라서 의미가 깊다. 부천에는 이주민 2만여 명이 있으며 이 중 4000∼5000명이 강남시장 일대에 몰려 산다. 부천문화재단 제공
18일 경기 부천시 도당동 강남시장에서 마을축제를 앞두고 주민들이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이주민과 내국인이 어울려 준비한 축제라서 의미가 깊다. 부천에는 이주민 2만여 명이 있으며 이 중 4000∼5000명이 강남시장 일대에 몰려 산다. 부천문화재단 제공
“얼굴 모습과 하는 말이 달라도 좋아요. 같은 도당동 주민이니 강남시장에서 함께 놀아요.”

경기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 강남시장 주변에 사는 다문화가정 주민들이 내국인들과 함께 18일 ‘강남시장 스타일’을 선보이기로 했다. 문화적 다양성을 살려 마을축제로 꾸미면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강남시장 마을축제’를 열기로 한 것이다.

강남시장은 공장지대와 주택가 경계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이주노동자가 몰려오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동남아시아 식당과 식품점이 입점하면서 강남시장은 이주민 사이에서 부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시장에는 베트남 쌀국수를 파는 ‘뱃관’, 필리핀 잡채인 판싯을 먹어볼 수 있는 ‘쉴라스조인트’, 이슬람 식자재를 구입할 수 있는 ‘말리 엔터프라이즈’ 등 이주민이 운영하는 상점이 10여 개 있다.

강남시장은 이주민들에겐 낮에 공장에서 일하고 돌아와 밤에 장사를 하는 ‘투잡’의 터전이기도 하다. 상권이 잘 형성되면서 전문 상인으로 나선 이주민도 적지 않다.

부천문화재단과 아시아인권문화연대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정부가 지원하는 ‘문화 다양성을 확장하는 무지개다리사업’을 강남시장에서 펼쳐보기로 했다. 8월부터 국고 지원을 받아 본격화한 이 사업은 이주민 대표, 시민, 여론 주도층 등 다양한 인사를 주축으로 진행됐다.

축제는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강남시장에서 펼쳐진다. 한국인과 이주민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떡볶이, 해물탕, 쌀국수, 동남아시아 잡채 등의 요리강좌를 연다. 또 파키스탄인이 운영하는 상점에서는 이슬람 문화를 소개한 이색강좌를 30분간 진행할 예정이다.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이란 등 이슬람 문화를 제대로 몰라 자칫 인권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강좌다. 이슬람권에서 온 이주민들은 술과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고기를 먹더라도 경건한 의식을 치른 ‘할랄 푸드’만 입에 댄다는 것. 할랄은 이슬람어로 ‘허용된’이란 뜻인데, 한국인들이 이에 반대되는 하람(이슬람어로 ‘허락되지 않는’이란 뜻) 음식을 강권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문화적 갈등이 종종 일어난다.

부천지역 사회적 기업들도 이 마을축제에 대거 참가한다. 다문화노래단 ‘몽땅’, 어린이 전문 공연단 ‘보물찾기’, 재활용악기 퍼포먼스 공연단 ‘노리단’이 시장에서 거리공연을 수시로 펼친다. 청년 사업적 기업인 ‘방물단’은 시장을 찾은 어린이의 입맛에 맞는 솜사탕, 양갱, 케밥을 즉석에서 만들어 무료로 제공한다.

동네 이주민과 한국인 10여 명으로 구성된 ‘니나노클럽’은 말춤을 추거나 난타공연을 한다. 이들은 8월부터 매주 한 차례 모여 방송댄스와 난타를 배워왔다. 이주민 공동체들은 태국 미얀마 베트남 전통춤을 추고, 도당동 사회복지시설 소속 노인농악대가 길놀이로 분위기를 고취시킨다. 032-684-0244, www.asiansori.org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다문화가정#강남시장 마을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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