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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짐 되기 싫다” 노인 ‘치매 자살’ 잇따라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2-11-08 16:59
2012년 11월 8일 16시 59분
입력
2012-11-08 15:58
2012년 11월 8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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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 돌보다 지친 가족이 살해·자살하기도
치매로 인해 노인이 자살하거나 치매에 걸린 배우자를 수발하다가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께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아파트에서 치매를 앓던 권모 씨(70·여)가 안방에서 빨랫줄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권 씨는 남편(71)이 집을 비운 사이에 자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부는 자녀들과 따로 살아 남편이 권 씨의 병수발을 도맡아왔다.
숨진 권 씨의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약 3년 전 치매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가족에게 짐이 될 거라는 생각에 부인이 몹시 괴로워했다"고 진술했다.
경남 창원에서는 7일 약 10년째 치매와 싸워온 박모 씨(84·여)가 농약을 마시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일이 발생했다.
아들 김모 씨(61)는 "아침에 잠깐 외출했다가 돌아와 점심을 먹자고 어머니 방에 들어가 보니 어머니가 숨져 있었다"며 "어머니가 최근 들어 '가족에게 짐이 돼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는 70대 치매 남편을 돌보던 아내 황모 씨(55)가 넥타이로 목을 매 숨졌고, 영등포구 문래동에서는 치매를 앓는 70대 부인을 수발해온 이모 씨(78)가 부인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추정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 노인은 2008년 42만 1000명, 2010년 46만 9000명에서 올해 52만 2000명으로 증가했다.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환자 비율은 9.1%에 이른다.
치매 노인은 2020년 75만 명을 거쳐 2025년께 100만 명을 돌파하고 2050년에는 212만 7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치매 환자의 치료와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기준으로 65세 이상 치매노인의 치매의료 관리율은 47.0%로 추정된다. 치매 노인의 절반 이상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노인 자살은 10만 명당 81.9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 회원국 가운데 1위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한국자살예방협회 대외협력위원장)는 "치매는 단순한 기억력 저하로 시작해 이후 인격 변화로 발전하기 때문에 환자와 그 가족 모두 이중고를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매 환자나 그 가족 가운데 착한 심성을 갖고 모범적으로 사는 분들이 책임감 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치매 의료정책과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환자 본인과 그 가족의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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