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시, 수능 30→60%… 학생부 40→10%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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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요강

서울대가 수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반영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수험생이 내신과 수능을 모두 준비하기가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수능이 EBS 반영 비율을 높이면서 변별력이 떨어진 문제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박재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의대 교수)은 “수시에선 수능 부담을 없애고 정시에선 내신 등 다른 부담을 줄였다. 전체적으로 모집 취지를 살리면서 학생의 입시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내용이 개편됐다”고 말했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수험생의 부담이 실제로 줄어들지는 확실치 않다. 수시에 주력한다 하더라도 정시를 전혀 준비하지 않는 수험생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 서울대 입시, 어떻게 대비하나

서울대 수시모집을 지원하는 수험생은 이론적으로는 수능을 안 봐도 된다. 그 대신에 학생부 비중이 높아지므로 학교생활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과 공부를 충실히 하고 호기심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학생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될 거다. 교과와 관련된 창의력을 높이는 활동을 많이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시모집에 제출하는 서류가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용임을 감안하면 맞춤형 준비를 할 시간은 많지 않다. 모집단위에 따라 전공적성 검사 및 면접 방식이 세분되므로 일찌감치 지원 계열을 결정하는 것도 관건이 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전공적성과 인성면접이 확대되기 때문에 수시 일반전형 지원자는 전공을 미리 결정할 필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번 전형안으로 수시모집에서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하는 지방 고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장은 “전체 수험생의 10% 정도가 서울대의 기존 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 2개 영역 이상에서 2등급)을 넘기므로 전반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겠지만 기준 미달로 떨어졌던 지방의 일부 상위권 학생이 혜택을 볼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 다른 학교 영향은

서울대의 방침과 상관없이 다른 대학은 내년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겠다는 분위기다.

수능이 선택형으로 바뀌는 가운데 최저학력기준까지 낮추면 학생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교과부가 최근 주요 대학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낮추라고 권고했지만 대학가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서울 상위권 A대의 입학처장은 “서울대에 지원하는 학생은 전교에서 적어도 5∼10등 하는 학생이라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안 봐도 수준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대학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없애면 출신 고교를 기준으로 학생 수준을 가늠하는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서울대만 노리지 않는다면 최상위권 학생도 수능 준비를 포기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B대 입학처장은 “최저학력기준을 없애면 수시 지원자가 많아지므로 논술 등 다른 변별 요소가 강화되는 게 당연하다. 수능 부담은 줄어들지 몰라도 학생의 전체 학업 부담이 줄어드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저학력기준 폐지가 특수목적고 학생을 위한 꼼수라고 보는 대학도 있다. C대 입학처장은 “상위권대가 수시나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선호한다고 생각해 일부 특목고생은 수능을 준비하지 않는다. 서울대가 이런 점을 감안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대#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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