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40년만에… 이인성作‘사과나무’ 고향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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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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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관서 타향살이… 탄생 100돌… 31일 귀향식

이인성 화백의 1940년대 작품 ‘사과나무’(왼쪽). 이인성 화백이 1930년대 작품활동을 하던 모습. 대구미술관 제공
이인성 화백의 1940년대 작품 ‘사과나무’(왼쪽). 이인성 화백이 1930년대 작품활동을 하던 모습. 대구미술관 제공
“이인성 사과나무가 돌아온다!”

대구가 낳은 천재화가 이인성 화백(1912∼1950)이 남긴 그림 한 점 때문에 대구가 떠들썩하다. 문제의 작품은 1939년에 그린 유화 ‘사과나무’(가로 117cm×세로 91cm). 이 작품은 대구 정서를 잘 나타내는 데다 40년 동안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타향살이를 하다 우여곡절 끝에 고향 품에 안기게 됐다. 올해는 이 화백 탄생 100주년인 데다 다음 달 4일은 그가 불의의 사고로 짧은 삶을 마친 날이기도 하다.

31일 오후 4시 대구 중구 남산동 명덕초교 강당에서 열리는 ‘귀향식’에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우동기 교육감, 이재술 시의회 의장, 이채원 이인성기념사업회장을 비롯해 명덕초교 학생과 학부모, 미술계 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한다. 김 시장은 “아직도 사과 하면 대구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이 작품은 당시 사과의 고장 대구의 정취를 잘 보여준다”며 “대구에 큰 기업을 유치했을 때와 거의 같은 즐거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사과나무’가 꼭 4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1972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탁되기 전에 이 작품은 명덕초교에 있었다. “명덕초교 복도에 사과나무가 걸려 있었다”는 이야기는 그동안 더러 나왔지만 어떻게 현대미술관에 기탁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사정으로 1970년대부터 이 작품이 서울에서 전시될 경우 ‘명덕국민학교 소장’ 또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으로 뒤섞여 소장자를 표시했다. 결국 현대미술관 측이 지난달 작품의 소유를 명덕초교로 확인하면서 그림의 대구 이전이 추진됐다. 당시 전시회를 위해 명덕초교에서 빌린 뒤 지금까지 보관하게 됐다는 것.

대구시교육청은 ‘사과나무 귀향’을 위한 특별대책팀을 꾸려 대구로 옮겨 오는 작업을 시작했다. 대구의 상징이던 사과를 주제로 한 대표작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 화백이 작품을 그렸을 당시 명덕초교 주변에는 사과밭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우동기 교육감은 “1940년 명덕초교 개교를 기념해 누군가 학교에 기증하지 않았나 싶다”며 “학교에 있었던 작품이어서 교육적으로도 무척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작품을 인수한 뒤 안전한 보관을 위해 대구미술관에 기탁할 예정이다. 작품 가격은 1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 대구스타디움 옆 대구미술관에서는 12월 9일까지 이인성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다. 지금까지 무려 5만여 명이 관람했다. 전시 중인 작품은 39점. 김선희 대구미술관장은 “미술관을 찾는 분들이 이 화백 작품 중 백미인 사과나무를 무척 기다리고 있다”며 “대구를 대표하는 그림으로 사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이인성#사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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