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터질 일… 듣던 것보다 훨씬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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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구계 “자정 계기 삼자”
아마심판 기본급 月50만원… 열악한 처우 개선에도 힘써야

대한농구협회 임원과 심판위원장 등이 판정에 관한 청탁과 함께 각급 학교 지도자들에게서 오랫동안 돈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자 농구계는 충격에 휩싸이면서도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대한농구협회는 아마추어 농구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터져 더욱 난감하다.

대한농구협회는 그동안 우승 팀 감독이 심판들에게 수고비 명목으로 건네는 일명 ‘축승금’이 관례처럼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축승금은 경기 때 판정을 유리하게 잘해준 데 따른 대가로 일종의 사후 사례비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초중고교 코치와 감독들이 경기를 앞두고 수고비, 교통비, 목욕비 등 각종 명목으로 심판들에게 10만∼20만 원을 주는 일이 종종 있었던 것으로 안다. 관례처럼 돼 있는 일이지만 잘못은 잘못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연루됐을 줄 몰랐다. 협회 분위기가 상당히 침울하다”고 말했다.

A 감독은 “언젠가는 한번 터질 일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고구마 줄기 엮듯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입건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B 감독도 “짐작은 했지만 판정을 대가로 돈을 주고받는 일이 듣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농구계에서는 심판들이 열악한 처우 때문에 반복적으로 돈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농구협회 소속 심판 중 연봉 1000만 원이 넘는 심판은 없다. 아마추어 농구 심판들은 등급에 따라 월 40만∼60만 원의 기본급을 받고 경기 수당으로 2만5000∼6만 원을 받는다. 프로농구 심판들이 받는 평균 연봉 5000만 원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대한농구협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심판들의 기본급과 경기 수당을 올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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