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줄여 남긴 돈 이자로 생활 ‘은퇴공식’ 깨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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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집값 폭락-저금리 겹쳐 은퇴자 수입 4년새 반토막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아서 작은 집으로 이사하고, 거기에서 생긴 차액을 은행에 넣어 나오는 이자로 생활한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들이 막연히 꿈꿔 온 ‘정년 후 생활 모델’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대형 주택 가격은 급격히 떨어지고 소형 주택 가격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거나 덜 떨어진 것이 1차적인 원인이다.

여기에다 최근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국들이 통화량을 거의 무제한으로 풀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가 확산되는 게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동아일보는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은퇴교육센터, 닥터아파트 등과 함께 지난 수년간 주택 가격과 금리 수준 변화를 감안할 때 은퇴자의 노후생활자금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를 대표적인 사례를 놓고 시뮬레이션해 봤다. 그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됐던 2008년 말과 비교해도 은퇴자의 수입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m²(전용면적)를 팔고 경기 성남시 정자동 상록우성아파트 55m²로 이사한 후 차액을 은행에 예금한다고 가정하면 2008년 말에는 월 312만 원의 이자를 손에 쥘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10월 현재를 기준으로는 이 금액이 134만 원으로 57.1%나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비단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 신도시 등에서도 공통된 현상이다.

김동엽 미래에셋 은퇴교육센터장은 “국내외 경기 침체로 한국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 현재 3%대 초반인 은행권 예금금리가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대형 주택 약세-소형 주택 강세 현상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은퇴자들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채널A 영상] 노인 일자리도 ‘하늘의 별따기’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노후생활#김부장의 경제특급#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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