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담배는 성폭력” 주장 서울대 학생단체 “피해자 말만 믿고 오판” 사과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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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서울대 담배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이 대학 일부 학생으로 구성된 성폭력대책위원회가 23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이날 사회대 학생회 홈페이지에 올린 ‘사회대 학생회장 사퇴에 대한 문제의 책임을 통감하며 대책위의 입장을 밝힙니다’라는 글을 통해 “피해자 말만 듣고 ‘(성폭력) 피해자 중심주의’를 잘못 적용해 (사회대 학생회장인) 유수진 씨에게 피해를 입힌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대책위는 “(피해자) A 씨가 성폭력이라고 제기한 부분들에 대책위가 명확하게 동의했던 것은 아니지만 담배 부분까지 무리하게 성폭력을 인정한 모양새가 됐다”며 “현명치 못한 대처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서울대 학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A 씨를 최대한 긍정하는 것이 그녀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행위가 주변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공동실천위원회(사노위) 학생위원회 관악분회와 서울대 학생행진, 여성주의 자치모임 공간 등 서울대 학생단체들로 구성돼 있다.

이 사건은 여학생 A 씨가 유 씨가 학생회장인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에 ‘남자친구가 담배를 피우며 남성성을 과시하면서 이별을 통보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등 발언권을 침해받았다’며 남자친구를 성폭력 가해자로 신고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유 씨는 검토 결과 성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해 신고를 반려했다. 하지만 A 씨 등으로부터 ‘2차 가해자’로 공격을 받자 18일 사회대 학생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학생회장직을 사퇴했다.

유 씨는 당시 글에서 “학생회칙에 대한 학생사회의 해석에 따르면 (내가) 성폭력 2차 가해자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지만 (나는) 이를 사과하고 시정할 의사가 없다”며 “학생사회의 사회적 합의를 준수하고 학생사회에 정치적 책임을 질 생각이 없는 사람이 학생회 대표를 맡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학 학생회에서 사용하는 성폭력은 신체적 성폭력뿐만 아니라 성차별 성희롱 성역할 구분 단어 사용 등 포괄적인 의미를 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울대 학생들과 누리꾼 사이에서는 과잉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서울대#담배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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