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북성로에 ‘순종의 어가길’ 되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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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공구골목 일대 2016년까지 역사거리 조성
국채보상운동 발원지 광문사 터는 역사공원으로

대구 중구 북성로 공구골목 일대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공구골목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곳곳에 담겨 있는 역사를 되살리려는 것. 이 일대에는 6·25전쟁 직후 미군 군수물자를 유통하는 상점이 모여 공구골목이 형성됐다. 그러나 경기침체 등으로 문을 닫는 공구점이 늘어나고 밤에는 유동인구도 별로 없어 현재는 침체된 분위기다.

공구골목 바꾸기의 핵심은 ‘어가길’ 복원. 어가(御駕)는 임금이 타는 수레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재위 1907∼1910년)이 다닌 어가길(달성공원∼북성로 약 1km)에는 어두운 역사가 스며 있다. 대한제국이 일제에 병합되기 1년 전인 1909년 순종은 전국 순행(임금이 나라 안을 두루 살피기 위해 다니는 것) 중 대구를 찾았다. 순종은 어가를 타고 대구역에서 북성로를 거쳐 경상감영, 수창동, 달성공원에 이르렀다. 이 무렵부터 ‘임금이 간 길’이라는 뜻으로 어가길이라 명명됐다.

대구 중구는 2016년까지 어가길 역사거리 조성과 인교동 공구골목 가로경관 개선, 수창초교 주변 공공디자인 개선 등을 추진한다. 활력이 떨어진 공구골목 일대를 문화시설과 전시공간으로 꾸며 도심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일제강점기에 민족교육을 위해 설립한 우현서루(현 대구은행 북성로지점)와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인 광문사 터(현 수창초교 후문)는 건물 앞면을 복원하고 역사공원으로 조성한다.

양수용 대구 중구 도시관리과장은 “어가길 등을 되살리면 북성로 일대가 역사골목으로서 주목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공구골목#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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