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독성물질 실은 탱크로리 호스로 연결작업중 폭발, 인부-주민 8명부상 800명 대피
반경 1.5km내 마을 비우고 낙동강 유입 우려 방제작업
27일 오후 3시 40분경 경북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구미국가산업 4단지 내 화학제품 제조사인 휴브글로벌 생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이모 씨(40) 등 4명이 숨지고, 구모 씨(21·여) 등 근로자와 주민 8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도 포함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상자 중 인근 공장 직원 2명과 주민 1명은 폭발로 새어나온 유독가스를 마셔 중독된 상태다. 또 이 사고로 유독가스가 인근 지역으로 퍼져 주민 800여 명이 인근 지역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경찰과 공장 측에 따르면 이날 폭발은 작업자들이 20t짜리 탱크로리에 든 불화수소산을 공장 작업장으로 공급하기 위해 호스를 연결하던 중 발생했다. 경찰은 “녹물 제거 등 세정에 쓰는 불화수소산은 자극적인 냄새에 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이라며 “불화수소산이 든 탱크로리가 폭발하는 바람에 근로자들이 폭발과 유독가스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불화수소산은 일반적인 산보다 훨씬 빠르게 피부에 침투하고, 적은 양도 피부에 닿으면 살을 태우는 성질이 있다. 또 호흡 등으로 인체에 유입될 경우 신경계를 교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직후 현장이 안개 형태로 변한 것은 불화수소산이 공기 중 수분과 반응해 농도가 진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탱크로리에서 새어나온 유독가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봉산리, 적림리, 인덕리 등 폭발 현장 인근 마을 주민 800여 명을 마을 회관과 구미시 자원화 시설 등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또 인근 동사무소에 보관 중인 방독면 700개를 주변 공장 근무자와 주민들에게 지급했다. 이 사고로 인근 공장들도 현재 문을 닫고 직원들이 대피한 상태다.
현재 휴브글로벌 주변은 유독가스가 계속 퍼져 방독면을 쓰지 않고는 접근할 수 없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서와 경찰 등은 사고현장 반경 700m를 전면 통제하고, 반경 1.5km 이내 마을에는 대피 방송을 내보냈다. 인근 간선도로는 제한 통제에 들어갔다.
구미소방서는 사고가 나자 119구급차 4대, 소방차 3대, 소방대원 20명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소방서는 군 제독부대 등에도 구조를 요청하는 한편 살수차를 동원해 유독가스 중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사고 현장의 유독성 잔여물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제작업도 벌이고 있다. 사고 현장은 낙동강 지류인 한천과 1km, 본류와는 6.5km 떨어져 있다.
하기룡 계명대 교수(화학공학과)는 “불화수소산은 반도체를 만들 때 사용하는 화학제품으로 유리병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부식성이 강하다”며 “탄산칼슘이나 알칼리 성분이 있는 화학물질과 반응시켜 없애야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설립된 이 공장은 화장품 연료와 전자용 화학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도의 위험물질인 불화수소산에 대한 안전조치가 적절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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