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추석 인심 후한 전통시장… 장보러갔다 情들고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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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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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에 짐싣고 결제는 카드로… 흥정하니 마트보다 30% 저렴
상품진열-주차장 부족은 단점

“덤으로 하나 더 주세요” 추석을 닷새 앞둔 25일 주부 정미영 씨(오른쪽)가 서울 광진구 자양1동 자양골목시장을 찾아 과일을 고르고 있다. 정 씨는 싼값과 후한 인심에는 높은 점수를 줬지만 편의시설 부족은 전통시장의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덤으로 하나 더 주세요” 추석을 닷새 앞둔 25일 주부 정미영 씨(오른쪽)가 서울 광진구 자양1동 자양골목시장을 찾아 과일을 고르고 있다. 정 씨는 싼값과 후한 인심에는 높은 점수를 줬지만 편의시설 부족은 전통시장의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식료품은 확실히 마트보단 싸네요. 시설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고요.”

추석을 닷새 앞둔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1동 자양골목시장. 시장 안은 제수용품을 사러 온 주부들로 북적였다. 평소 주로 대형 마트를 이용하던 주부 정미영 씨(36·서울 광진구 자양1동)도 이번에는 전통시장을 찾았다. 정 씨와 동행하며 소비자로서 느낀 전통시장의 장단점을 들어 봤다.

○ 가격 저렴하고 인심 후하고

시장 입구에 들어선 정 씨는 대형 마트에나 있음직한 카트를 보고 반색했다. 정 씨는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을 돌아다닐 생각에 걱정했는데 훨씬 편해졌다”라고 말했다.

먼저 찾은 곳은 생선가게. 동태포 1마리 가격이 7000원으로, 인근 대형 마트(1만 원)보다 3000원이나 쌌다. 주문을 하자 즉석에서 포를 떠 준다. 정 씨는 “마트에는 보기 좋게 포장돼 있긴 하지만 언제부터 진열된 것인지 알 수가 없는데 눈앞에서 바로 포를 떠 주니 믿음이 간다”며 만족해했다. 흥정은 전통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 주인에게 “조금만 깎아 달라”고 하니 바로 1000원을 깎아줬다.

정 씨는 옆 과일가게에서는 3개 1만 원짜리 홍로 사과 6개와 4000원짜리 신고배 3개, 1kg에 5000원인 포도를 카트에 담았다. 역시 인근 마트보다 2000∼4500원 싼 가격. 마트에서 100g에 6500원인 쇠고기 국거리(양지) 1++등급도 이곳에서는 4000원이면 살 수 있었다.

정 씨는 “전체적으로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마트보다 30% 정도는 싼 것 같다”면서 “같은 업종의 가게가 여럿이고 품질과 가격이 서로 달라 발품을 파는 만큼 더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다”며 좋아했다. 대형 마트처럼 계산대 앞에서 길게 줄을 서지 않는 것도 장점이었다.

가게마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을 취급했다. 정 씨는 “마트처럼 시식을 할 수 있고, 일정액 이상 물건을 사면 쿠폰을 주는 가게도 많아 놀랐다”며 “걱정했던 것과 달리 원산지 표기도 잘 되어 있다”고 말했다.

○ 아쉬운 주차장, 편의시설 부족

주차장과 같은 편의시설 부족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 대형 마트는 농산품은 물론이고 각종 공산품이 코너별로 가지런하게 진열돼 있어 필요한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반면 시장은 안내 지도가 없어 필요한 물건을 찾는 데 대형 마트보다 시간이 더 들었다. 같은 업종의 가게가 이곳저곳 흩어져 있어 필요한 물건을 모두 고르려면 시장 전체를 돌아다녀야 했다.

정 씨는 “시장 안에 화장실이 없고 마트에 비해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이 아쉬웠다”며 “시장 전용주차장(24면)이 있지만 시장 입구와 떨어져 있고 공간이 협소해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주차장, 배송센터 등 시설현대화가 진행된 자양골목시장은 사정이 나은 편. 상당수 전통시장에는 전용주차장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시장 인근 골목에도 주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배송이 되지 않아 물건을 많이 사기 어려운 곳도 많다.

이에 전통시장들은 추석을 앞두고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서울시에서는 10월 1일까지 101개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 최대 50% 할인 행사와 농산물 직거래판매 등 이벤트를 열고 있다. 경기도내 31개 시장에서도 특가 판매, 할인행사,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추석을 앞두고 주차 문제도 개선되고 있다. 서울시는 다음 달 1일까지 전통시장 53곳과 상점가 34곳 등 총 87곳에 한시적으로 주정차를 허용하고, 매일 주변 도로에 무료로 주정차할 수 있는 전통시장을 32곳으로 확대했다. 인근 주민들이 마구 주차하는 등 주차질서 문란 행위를 막기 위해 주정차관리원을 배치했다. 주차권을 받고 전통시장에서 장을 본 뒤 쿠폰, 영수증 등을 제시하면 2시간까지 무료로 주차할 수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전통시장#추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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