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주 최부자집 나눔-상생의 정신, 오늘날 기업인들에게도 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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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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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간부들 경주 연수

최양식 경주시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김종준 하나은행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경주 최씨 고택에서 최부자집의 나눔과 상생의 정신에 대해 듣고 있다. 신라문화원 제공
최양식 경주시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김종준 하나은행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경주 최씨 고택에서 최부자집의 나눔과 상생의 정신에 대해 듣고 있다. 신라문화원 제공
“현대를 사는 기업과 기업인들이 어떤 것을 배우고 느껴야 하는지 잘 말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간부 70여 명과 경북 경주에서 연수를 마친 김종준 하나은행장(56)은 “직원 연수를 더러 하지만 이번만큼 좋은 반응은 드물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에선 지난달 23일 시작해 이달 21일까지 전국의 지점장급 간부 850여 명이 12회로 나눠 ‘신라천년의 비밀, 경주를 만나다’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1박 2일 일정으로 경주의 속살을 느끼자는 것.

오전에 KTX 신경주역에 도착한 직원들은 교동 최씨 고택(경주 최부자집)을 찾아 나눔과 상생의 정신을 배웠다. 경주 최부자집은 △재산은 만 석 이상 지니지 마라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마라 △사방 백 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의 가훈으로 유명하다. 최부자집은 1년 쌀 생산량 3000석 중 1000석은 자신들이 쓰고, 1000석은 과객들에게, 1000석은 주위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 줬다고 한다.

3일 이들과 함께한 최양식 경주시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사회적 책임)의 상징인 이곳을 다녀가면 느끼는 바가 아주 많다”며 “경주를 재발견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더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밤에는 김유신 장군의 사당인 금산재에서 국악공연으로 기분을 맞춘 뒤 소망을 적은 등을 들고 무열왕릉 등지를 거니는 신라달빛기행도 했다.

경주의 문화단체인 신라문화원이 만든 체험관광프로그램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994년 시작한 신라달빛기행에는 매년 5000여 명이 참가한다. 하나은행도 8년 전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인연으로 계속 참가하고 있다. 2007년 시작한 추억의 경주 수학여행에는 매년 30여 개 학교에서 2000여 명이 참가한다. 2008년에는 대릉원 옆에 신라문화체험장을 열었다.

이 같은 프로그램 마련에는 신라문화원 진병길 원장(47)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경주 출신인 진 원장은 동국대 경주캠퍼스 국사학과 재학 때부터 신라 문화를 시대에 맞는 관광자원으로 연결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는 “막연하게 고도(古都)만 강조하는 관광 상품은 매력을 주기 어렵다”며 “경주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새로운 차원에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하나은행#신라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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