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북]“태풍 할퀸 상처 다함께 치료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볼라벤’과 ‘덴빈’ 등 태풍이 연이어 휩쓸고 간 충남과 충북 지역의 피해 현장에서는 휴일에도 공무원과 군경, 대학생의 복구 손길이 이어졌다. 대기업과 지자체는 낙과 사주기 운동에 나섰고 자자체들은 지방세 납부 유예 등 행정적 대책을 내놨다.

○ 휴일 잊은 민관군 피해복구 한마음

건양대 글로벌경영대와 재활복지교육대 학생 160명은 3일과 4일 논산시 광석면 태풍 피해 농가를 찾아 파손된 비닐하우스 세우기, 폐비닐 철거, 쓰러진 벼 일으키기 등의 봉사활동에 나선다. 이에 앞서 1일에는 이 대학 의과대 교수와 학생 90여 명이 논산 광석면의 과수농가를 찾아 낙과 줍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봉사 활동을 다녀온 고영준 씨(23·병원관리학과 3학년)는 “실제 현장에 가보니 들었던 것보다 훨씬 참담했다”며 “우리의 조그만 손길이 농민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육군 제32보병사단은 2일 청양 등 충남지역 15개 시군에서 파손된 낙과 수거, 인삼밭 정리, 양계장 피해복구, 인삼밭 복구 등의 활동을 벌였다.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들도 태안군 소원면 등 충남지역 29곳을 찾아 낙과 줍기와 벼 일으켜 세우기를 도왔다. 충남도는 공무원들을 매일 200여 명씩 피해현장에 복구 지원 요원으로 보내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부여군 피해 현장을 돌아봤다. 충북도 공무원 40여 명은 2일 충북 충주시 신니면 토마토 재배 농가인 조용기 씨 농가를 찾아 태풍으로 무너진 비닐하우스 골조 철거작업을 벌였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청원군 문의면 사과피해 농가를 찾았다. 7탄약창과 공군 19전투비행단 장병들도 복구 활동에 참여했다.

충남도는 이번 태풍으로 비닐하우스 5222동, 벼와 밭작물 627ha가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태풍으로 농작물 822ha가 피해를 입었다.

○ “낙과 사주기로 과수농가 돕자”

충남도는 태풍피해자들에게 지방세 징수를 유예하거나 감면해주기로 했다. 재해로 피해를 입은 도민이 해당 읍면동장의 피해사실 확인서와 함께 지방세 비과세 및 감면, 징수유예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충남신용보증재단은 태풍피해를 입은 도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재해기업 지원을 위한 재해특례보증’을 실시한다. 가까운 읍면동사무소를 방문해 피해사실 확인 및 재해확인증을 발급받아 제출하면 된다. 보증 지원 금액은 최대 5000만 원이고 대출금리는 연 3%(고정)이다. 이마트와 농협은 예산능금조합을 통해 낙과 사과를 매일 60t씩 사들이고 있다. 충남도와 15개 시군은 3일 공무원들에게 낙과주문을 받아 매입에 나설 계획이다. 충북도는 지난달 31일 도청 광장 앞에서 공무원에게 사과 4t과 배1t을 팔았다. 농협충북지역본부는 3일 청주시 탑대성동 주민센터와 흥덕구청 광장 등에서도 태풍 피해 농가를 돕기 위한 낙과 팔아주기 행사를 펼친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낙과를 구매할 길은 많지 않다. 공주의 회사원 김모 씨(45)는 “낙과피해 농가도 돕고 저렴하게 과일도 구하고 싶지만 어떻게 과수농가에 접근해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시군 농정과를 통해 대기업 등의 구매 주문을 받고 있지만 과수농가와 일반인을 연결해줄 창구는 미흡하다”며 “일반인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볼라벤#덴빈#피해복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