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엔 1인가구>부부가구>부부+자녀가구

  • 동아일보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발표

경북 경주시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1998년 대학에 진학하면서 서울로 온 회사원 최선구 씨(33)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아파트에서 아내, 두 딸과 함께 산다. 최 씨가 상경한 뒤 고향에 남았던 두 여동생도 이제는 모두 타지로 시집가 경주에는 70세 아버지, 69세 어머니 둘만 남았다. 최 씨는 “고향집에 가 보면 마을 전체에 부모 세대의 노인들뿐”이라며 “부모와 자녀들이 오순도순 모여 사는 가정은 이제 고향에선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23년 뒤인 2035년에 수도권과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에서 부부 단 둘만 사는 가정의 비율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전통적 가정’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시도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는 2010년 37.0%에서 2035년 20.3%로 감소하는 반면 부부 둘만 사는 가구는 같은 기간 15.4%에서 22.7%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권과 지방 사이의 가구구조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의 경우 ‘부부+자녀’ 대 ‘부부’ 가구 비율은 2010년 ‘37.9% 대 12.0%’에서 2035년 ‘23.6% 대 19.0%’로 변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경북의 경우 2010년 ‘29.2% 대 21.5%’인 비율이 2035년에는 ‘14.1% 대 28.5%’로 구도가 역전돼 부부 둘만 사는 가구가 많아진다.

통계청 관계자는 “2035년에는 서울 경기 인천 광주 대전 등 5개 지역만 ‘부부+자녀’ 가구가 ‘부부’ 가구보다 많을 뿐 부산 대구를 포함한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 부부 둘만 사는 가정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정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1인 가구’의 비중도 지방에서 빠르게 증가한다. 2035년 서울의 1인 가구 예상 비중은 30.8%이지만 강원과 경북은 각각 40.9%, 전남은 42.3%로 예측됐다. 특히 전남은 2035년에 65세 이상 고령가구 비중이 33.2%로 전국에서 가장 높고, ‘65세 이상 1인 가구’ 비중도 26.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네 집 중 한 집은 홀몸노인 가구가 되는 것이다.

서운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서울 경기 지역의 1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젊고 미혼의 비중이 높겠지만, 지방에서는 노인 1인 가구가 늘어나 향후 복지수요의 지역별 차이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도를 막론하고 ‘1인 가구’는 2035년에 전국 16개 시도의 대표적 가구 유형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2010년에는 ‘부부+자녀’ 가구 비중이 37.0%, 1인 가구 비중이 23.9%였지만 2035년엔 1인 가구가 34.3%로 가장 많아지고 ‘부부+자녀’ 가구 비중은 20.3%로 부부만 사는 가구(22.7%)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통계청#장래인구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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