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6급, 수백만원대 ‘승진과외’

  • 동아일보

5급 승진 대상자들 일부 생소한 ‘역량평가’ 준비… 오피스텔서 개인 교습

서울시 하반기 4, 5급 승진인사가 예정된 가운데 승진 대상 6급 공무원 319명 중 일부가 5급(팀장급) 승진에 적용되는 역량평가 준비를 위해 수백만 원을 내고 과외를 받은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수험생만 받는 줄 알았던 고액 과외가 공무원 사회에도 등장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 5급 공무원은 6일 동아일보에 “최근 역량평가 준비를 하기 위해 광화문 일대 오피스텔을 빌려 주말마다 3, 4시간씩 학원 강사에게 과외를 받은 6급 공무원들이 있다”며 “한 달에 100만 원씩 석 달 정도 수업을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승진을 앞둔 한 6급 공무원은 “아는 공무원들끼리 입소문으로 강사를 추천받아 비밀리에 과외를 부탁한다고 들었다”며 “승진에 성공하면 성공보수를 요구하는 강사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과외를 받은 공무원들은 역량평가 과정에 포함된 사례 연구, 역할 연기, 서류함(in-basket·수십 장의 자료를 1장으로 요약하기) 등을 집중적으로 과외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2008년 역할 면접평가 중심의 역량평가 제도를 처음 도입해 전체 승진 인원 중 50% 정도를 일반심사로 승진시키고 나머지를 역량평가로 선발하고 있다. 올해는 전체 5급 승진 예정 인원 103명 중 일반심사 승진이 58명, 역량평가 승진은 45명으로 예정돼 있다.

재직기간 중 경력, 특별 공적, 업무추진 실적 등을 검토해 승진시키는 일반심사 승진과 달리 역량평가 선발 방식을 생소하게 느끼는 공무원이 주로 과외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심사 승진 결과를 발표한 뒤 탈락한 이들을 대상으로 6일 동안 서울인재개발원에서 역량평가 교육과 함께 평가를 실시한다. 인재개발원 측은 보안을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

구아미 시 인사과장은 “현재 역량평가 교육과정을 연 6회에서 연 10회로 늘려 대상자를 3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사이버 강좌도 신설해 혹시 있을지 모를 고액 과외를 방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승진과외#6급 공무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