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보려고 땡볕에 줄 선 학생 45명 쓰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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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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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 특설콘서트장 어지럼증-구토… 병원 이송

1일 전남 여수 세계박람회 케이팝 공연장에서 탈진한 한 청소년이 카트에 실려 엑스포 의료센터로 이송되고 있다. 여수=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일 전남 여수 세계박람회 케이팝 공연장에서 탈진한 한 청소년이 카트에 실려 엑스포 의료센터로 이송되고 있다. 여수=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아이돌 그룹의 공연을 앞자리에서 보기 위해 폭염 속에 오랫동안 줄을 섰던 청소년 45명이 탈진증세로 응급센터에 이송됐다.

1일 오전 9시경 전남 여수엑스포장 특설무대. 청소년 300여 명이 여수엑스포 슈퍼콘서트를 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슈퍼콘서트는 원더걸스, f(x), 인피니트, 씨스타, 애프터스쿨 등 15개 아이돌 그룹이 참가하는 무대다. 경남 남해군에서 온 이모 양(17·고교 2학년)은 “일부 팬클럽 회원은 특설무대 바로 앞에 서서 관람할 수 있는 최고 명당인 속칭 스탠드석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전날 밤부터 엑스포장 3문 입구에서 줄을 섰다”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가 되자 줄을 선 청소년은 1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당시 기온은 32.1도로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상태. 아스팔트 도로가 너무 뜨거워 앉을 수도 없을 정도였다.

이글거리던 태양 아래 끼니를 거르고 오전 내내 줄을 섰던 박모 양(13) 등 청소년 10명이 낮 12시 반경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을 호소했다. 박 양 등은 119구급차로 여수엑스포장에 설치된 중앙의료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오후 2시 반경 여수지역 기온이 34.4도로 높아졌지만 청소년 2500명 정도가 앞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45명이 탈진 증세를 보여 중앙의료센터로 이송됐다.

진행요원 이모 씨(23·여)는 “일부 청소년은 아이돌 스타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폭염에도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의료센터를 찾은 청소년들은 1시간 정도 쉬다가 공연을 보기 위해 다시 특설무대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이날 살수차를 투입해 특설무대 주변에 물을 뿌리고 청소년들에게 아이스팩, 물 등을 나눠 줬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청소년 탈진#여수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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