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쇼핑의 거리’ 서울 명동, 이젠 호텔촌

  • 동아일보

■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 잇단 신축 붐

서울 중구 명동의 대표적인 쇼핑몰 밀리오레는 호텔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요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1, 2층은 상가로 두고 3∼17층은 비즈니스호텔로 리모델링해 9월경 619실의 ‘르와지르 명동’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명동을 비롯한 서울 전역에서 관광객 수요를 노린 호텔 공사가 한창이다. 특히 상가와 쇼핑몰로 가득 찼던 명동은 해마다 호텔 신축계획이 나오면서 호텔촌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 서울은 ‘호텔 공사 중’

서울 중구에 따르면 현재 명동 일대에서 사업계획이 승인돼 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호텔은 모두 5곳에 이른다. 특히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세종호텔 뒤편의 변신이 눈부시다. 상가와 주차장으로 쓰였던 삼윤빌딩은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9월 144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인 삼윤관광호텔로 다시 태어난다. 내년 3월경에는 삼윤관광호텔 바로 옆에 61실 규모의 그랜드관광호텔이 들어선다.

이 밖에 쇼핑몰인 명동 M플라자 건물도 315실 규모의 명동ULM호텔로 변신해 9월 문을 열 예정이다. 이비스앰배서더 충무로도 신축을 진행하고 있고 명동에만 3개 지점을 낸 비즈니스호텔체인 호텔스카이파크는 명동센트럴빌딩에 4호점을 열 계획이다.

명동뿐만이 아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에서 호텔을 건축 중인 곳은 50곳에 7701실, 사업계획이 진행 중인 곳도 32곳 1만2885실에 이른다. 올해 들어 총 13건의 호텔 신축안과 2건의 증축안이 서울시에 상정돼 이 가운데 11건이 통과했다.

명동을 비롯해 서울 전역에 호텔이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80%가 방문하는 수도권 호텔 수요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만6378실이지만 공급은 2만8046실(객실 가동률 80% 기준)에 그치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시중자금도 호텔 투자에 눈을 둘리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오피스빌딩의 수익률이 약 4%대이지만 비즈니스호텔로 전환하면 8∼10%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정부도 공급 확대…2015년 이후 과잉공급 우려

문화부는 ‘관광숙박산업 활성화 방안’을 통해 2015년까지 호텔객실 3만8000실, 대체 숙박시설 8000실을 확충해 호텔 부족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월에 공포된 ‘관광 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이 27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특별법의 세부내용을 담은 시행령(안)을 심의 의결했다.

특별법이 시행되면 호텔시설에 대한 용도지역별 용적률 범위가 대폭 확대된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일반주거지역에서는 최대 150%, 상업지역에서는 최대 500%까지 범위가 확대된다.

하지만 공급 확대 정책에 따라 호텔 신축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몇 년 뒤에는 호텔 공급과잉 사태가 올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문화부에 따르면 2015년 수도권 호텔객실 수요는 5만2984실이지만 객실가동 80%를 기준으로 한 공급은 5만8512실까지 늘게 된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명동#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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