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은 경선 도와주려 받은 돈” 최시중 변호인 첫 공판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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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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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자금은 아니다”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시행사 대표 등에게서 8억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 기소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75·사진)의 1심 첫 공판에서 변호인이 “6억 원이 대선 경선을 도와주려는 순수한 의도로 받은 자금이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정선재)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서 최 전 위원장의 변호인 윤병철 변호사는 모두 진술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윤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대가성 있는 돈이 아니라 최 전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언론포럼’ 운영비 등의 명목으로 받은 돈이라는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 경선자금이나 대선자금과는 관련이 없다는 취지의 변론이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에게 로비자금을 전달한 이동율 EA디자인 사장(61·구속수감)은 이날 증인으로 나서 “2006년 3월경 최 전 위원장이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55)와 나를 하얏트호텔 일식집으로 불러 ‘MB가 경선을 하려면 언론포럼을 운영해야 한다’며 자금을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이동율 사장은 “2006년 7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1년간 매달 5000만 원씩 총 6억 원을 줬다”며 “당시 박근혜 후보와의 경선이 8월로 두 달 미뤄져 최 전 위원장이 두 달만 더 도와 달라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최 전 위원장이 받은 것으로 검찰이 주장하고 있는 또 다른 2억 원에 대해선 “(최 전 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렸던) 정용욱 전 방송통신위원회 정책보좌역이 먼저 요구해 광화문 인근 사무실에 있는 최 전 위원장을 직접 찾아가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 진술이 나오는 동안 최 전 위원장은 계속 눈을 감고 있었다.

이 사장은 또 “최 전 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외에 정 전 정책보좌역에게도 추가로 1억5000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 사장의 이날 진술은 최 전 위원장에게 건넨 자금이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대가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파이시티#최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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