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화약의 역사 배우고… 불꽃놀이 디자인도 해보고…

  • 동아일보

인천 남동구 논현동 화약박물관인 ‘한화기념관’을 찾은 여학생들이 불꽃놀이에 사용하는 다양한 형태의 연화를 살펴보고 있다. 이 박물관은 문을 연 지 3년이 채 안 됐지만 2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한화기념관 제공
인천 남동구 논현동 화약박물관인 ‘한화기념관’을 찾은 여학생들이 불꽃놀이에 사용하는 다양한 형태의 연화를 살펴보고 있다. 이 박물관은 문을 연 지 3년이 채 안 됐지만 2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한화기념관 제공
“엄마, 노벨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가 인천을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보급됐다는데 정말이에요?”(초등학생)

“그래, 1896년 1월 경인선 철도를 건설하는 데 쓸 다이너마이트 10t을 실은 배가 미국을 출발해 인천항에 들어왔다고 하네.”(주부)

주부 김경선 씨(42)는 초등학생인 아들(11)이 기말고사를 끝낸 11일 오후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들어선 국내 첫 화약박물관인 ‘한화기념관’을 찾았다. 아들과 함께 전시물을 꼼꼼하게 살펴 본 뒤 박물관 주변에 50여 종에 이르는 아름드리 수목이 들어선 66만여 m²(약 20만 평) 규모의 공원을 산책했다. 김 씨는 “박물관 규모는 아담한 편이지만 화약의 변천사와 인류의 역사에 미친 영향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교육효과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박물관은 2009년 11월 문을 열었다. 1955년 설립돼 국내 화약산업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한화 인천공장(260만여 m²·약 78만7878평)이 2006년 충북 보은군으로 이전한 뒤 직원들이 사용하던 사무동 건물(8300여 m²·약 2515평)을 리모델링했다. 공장 터 가운데 165만 m²(약 50만 평)에는 1만2000여 채 규모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공공시설이 들어섰고, 나머지는 공원으로 조성됐다. 이 공원에 박물관이 둥지를 틀었다.

박물관은 주전시관인 ‘본관’과 화약 만드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화약제조공실’, 화약을 생산하는 직원들의 안전을 기도했던 ‘채플실’로 나뉜다.

본관에 들어서면 화약의 역사를 주제로 만든 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다. 고대 중국에서 발명한 화약이 고려 때 전래된 뒤 일제강점기와 광복을 거쳐 현대 화약산업이 발전하기까지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영상관을 지나면 불꽃놀이의 유래 등을 알 수 있는 ‘재미있는 화약이야기’와 첨단 폭약이 전시된 ‘발전하는 화약’과 같은 코너가 기다린다. 불꽃놀이용 화약인 연화(煙火)를 설명하는 ‘신나는 연화체험’은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관람객이 야자수나 토성 불가사리 화산 등과 같은 모양을 선택한 뒤 시작 버튼을 누르면 대형 스크린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불꽃놀이 디자이너가 된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

화약제조공실은 어른 키보다 높은 거대한 흙둑에 둘러싸여 있다. 공장 설립 초기인 1950년대 제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발사고가 인접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했다는 설명을 듣게 된다. 건물 역시 폭발에 따른 파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목재로 지어져 있다. 각종 폭약을 터뜨리는 데 필요한 뇌관과 도화선 제조설비 등이 실물로 전시돼 있다. 화약제조공실 후문을 나서면 1970년대에 사용하던 화약제조 자동화시설을 관람하게 된다.

박물관의 마지막 전시공간인 채플실은 화약을 만드는 직원들이 서로 안전을 기원하며 미사를 올리던 작은 성당이다. 당시 직원들의 무사고를 빌었던 기도문을 볼 수 있다. 한화 인천공장의 마지막 공장장을 지낸 민병만 관장은 “박물관의 역사가 짧지만 지금까지 2만2000여 명이 다녀갔다”며 “교육적 효과가 커 학교 단위의 단체 관람이 많다”고 말했다.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운영하며 단체관람은 예약해야 한다. 입장료는 없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hanwhahistoricalmuseum.co.kr) 참조. 032-431-5142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화약발물관#한화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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