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평가원, 도종환의원 시 중학교과서 제외권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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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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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계 “시인의 시를 정치적 해석 안돼”… 평가원 “중립성 유지 검정기준 따른 것”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사진)의 작품을 둘러싸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문화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교과서 검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교육의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검정기준에 따라 도 의원의 작품 ‘담쟁이’ ‘흔들리며 피는 꽃’ 등 7편을 내년부터 개정되는 중학교 국어 검정교과서에서 제외해 달라고 8개 교과서 출판사에 수정·보완 권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같은 이유로 영화 ‘완득이’에 출연한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의 사진을 실은 2개 출판사에도 수정을 권고했다. 교육 내용은 특정 정당, 종교, 인물, 상품, 기관 등을 선전하거나 비방해서는 안 된다는 검정기준에 따른 조치다.

문학계는 반발했다. 정종명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도 시인의 작품은 오래전부터 교과서에 수록된 만큼 사회적으로 충분히 검증됐다. 국회의원으로 신분이 바뀌었다고 교과서에 수록해선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면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달자 한국시인협회 회장은 “도종환은 시인의 자리에서 그 시들을 썼으니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안도현 시인도 자신의 트위터에 “야당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작가로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한 사람의 시인으로서 저는 더욱 자격이 없다. 내 작품도 교과서에서 모조리 빼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회원 3700여 명이 끝까지 항의할 계획이다. 5공화국 시절 김춘수 시인이 민정당 전국구 의원이었는데, 그의 시 ‘꽃’이 교과서에서 삭제됐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출판사는 수정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면 18일까지 평가원에 수정본을 제출해야 한다. 평가원 검정심의회가 이를 심의한다. 평가원 관계자는 “해당 자료를 교과서에 게재하는 것이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확인한 뒤 검정심의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검정 합격 여부는 다음 달 31일 공고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도종환의원#검정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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