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헌병대가 기지 밖에서 한국 시민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강제 연행하려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6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5일 오후 8시경 평택시 신장동 미군기지 K-55 주변 로데오 거리에서 미군 헌병대원 7명이 악기점을 운영하는 양모 씨(35)에게 가게 앞에 세워진 다마스 차량의 이동을 요구했다. 기지 정문에서 500여 m까지는 주정차 금지 구역이다. 양 씨가 차를 옮기길 거부하다 결국 이동 주차한 뒤 가게로 돌아오자 헌병들은 “한국 경찰을 불렀으니 (가게로 들어가지 말고) 기다리라”고 요구했다.
양 씨는 “가게로 들어가 문을 닫자 미군 헌병들이 안으로 들어와 손목을 비틀고 수갑을 채웠다. 지나가다 이 모습을 보고 항의하던 신모 씨(42)도 같은 방법으로 수갑이 채워졌다”고 주장했다. 35분 뒤 송탄파출소 경찰관 4명이 출동해 미군에게 수갑을 풀라고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미군은 양 씨와 신 씨를 150m 떨어진 기지 정문으로 끌고 갔고 그사이 항의하러 온 양 씨의 동생(32)마저 수갑이 채워졌다고 양 씨 등은 주장했다. 헌병대는 경찰의 요구가 계속되자 수갑을 풀어주고 기지로 복귀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헌병 3명을 파출소로 데려와 1차 조사를 마쳤다. 하지만 6일 K-55에 헌병 7명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미군은 불응했다. 미군 측은 “양 씨가 위협적으로 행동해 취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