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설립된 인천의 가톨릭계 사립학교인 동구 송림동 박문여중·고교가 경제자유구역인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구와 주민들은 학교가 떠날 경우 도심 공동화 현상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3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학교를 운영하는 천주교 인천교구는 최근 학교 이전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박문여중·고 건물이 낡았고, 재학생도 감소하고 있어 이전한다는 것.
이들 학교 관계자는 “박문여중·고 건물을 건립한 지 각각 56, 57년이나 돼 내구연한이 넘었다”며 “매년 1억 원이 넘는 보수비를 들여도 교육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박문여중은 재학생이 2007년 780명에서 4월 말 현재 690여 명으로, 박문여고는 900명에서 780여 명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천교구는 송도국제도시에 둥지를 튼 연세대 국제캠퍼스 주변에 학교 터를 마련해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문여중은 1만2957m², 박문여고는 1만4000m²를 각각 사들여 2015년까지 개교하기로 했다. 박문여중·고가 떠난 자리(3만여 m²)에는 인천교구와 각종 사회복지기관, 협의회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신청서를 검토한 뒤 문제점이 없으면 이전을 승인할 방침이다.
그러나 동구는 “이 학교들이 이전하면 지역에 여중·고교가 한 곳도 남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 인구가 7만9000여 명으로 감소해 정부가 인근 중구와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마당에 이 학교들마저 이전하면 지역경제가 더 침체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과 함께 학교 이전 반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