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firm&Biz]김앤장·율촌·광장 대표변호사 3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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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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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재후 대표변호사
팀플레이 전략으로 외국계 로펌과 경쟁

이재후 대표변호사.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이재후 대표변호사.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로펌으로서 각 분야 전문가들을 더욱 보강하고 규모도 획기적으로 키워 외국계 대형 로펌과 당당히 경쟁하겠습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재후 대표변호사(72·고등고시 사법과 13회·사진)는 20일 법률시장 개방에 대응하는 김앤장의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김앤장은 외국 로펌과의 합작보다는 독자적인 생존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1973년 창립 이후 약 40년간 추진해 온 ‘전문화를 통한 대형화’ 전략의 성과를 바탕으로 외국 로펌과 대등하게 경쟁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규모는 외국 대형 로펌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간 국내외에서 김앤장이 축적한 탁월한 법률서비스 노하우를 발전시킨다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김앤장은 외국 로펌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무기로 그동안 갈고닦은 ‘원스톱 토털 서비스와 팀플레이’를 내세우고 있다. 복잡하고 규모가 큰 사건이 늘어나는 사회 발전 추세를 반영해 김앤장은 한 사건에 20∼30명의 변호사에다 세무, 회계에 정통한 공인회계사와 지식재산권 전문가인 변리사까지 투입해 대응하는 ‘팀플레이’ 전략으로 업계 1위를 고수해 왔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춰 기업 인수합병, 기업법무, 은행, 증권, 보험, 기업금융, 송무·중재, 지식재산권, 공정거래 등의 모든 세부 분야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 이 대표는 “김앤장은 팀이 고정돼 있지 않고 각각의 프로젝트에 맞게 그때그때 팀을 구성한다”며 “뛰어난 전문가가 두껍게 포진해 유연하게 움직이고 있는 김앤장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변호사 수만 3000∼4000여 명에 이르는 외국의 공룡 로펌과의 경쟁을 위해 김앤장도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년 20∼30명의 인력을 신규로 뽑아 왔지만 올해는 예년의 두 배 수준인 40∼50명 선을 현재까지 채용했다. 한국 변호사와 외국 변호사를 중심으로 총 구성원이 800여 명인 김앤장은 신규 채용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또 중국이나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내부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현재 해외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분쟁 사건을 선점하고 있는 외국 로펌들에 대한 반격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수 있도록 24시간 지구촌의 모든 고객의 요구에 즉각 대응하는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 법무법인 율촌 우창록 대표변호사
국내 로펌의 국제화=수준 높은 서비스


우창록 대표변호사. 홍진환기자 jean@donga.com
우창록 대표변호사. 홍진환기자 jean@donga.com
“왜 해외로 나가느냐고요? 고객이 가는 곳이니까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법무법인 율촌 회의실에서 만난 우창록 대표변호사(59·사법시험 16회·사진)는 율촌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에 대해 간단한 대답을 내놨다. 마침 지난주에 일주일간 미얀마 출장을 다녀온 길이다. “미얀마에 나가 있는 한국 기업 관계자들과 현지 변호사들을 만나봤습니다. 우리를 필요로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죠.”

율촌은 국내 본사 외에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포함한 인도차이나 반도에 투자하려는 기업에 효율적으로 업무 지원을 하기 위해 2007년 베트남 호찌민에 법인을 세우고, 2009년에는 하노이에 사무소를 열었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 베이징 사무소를 차렸다. 우 대표는 늘 해외 진출에 앞서 직접 현지를 찾아 실사를 한다. “미얀마에서 시장통을 걸어 다니며 현지 분위기를 파악했습니다. 베트남 진출 때 시장을 둘러보며 경제 성장의 잠재력과 활기를 느끼고 확신을 가지게 됐죠.” 탄탄한 사전 조사와 현지 최고 수준의 변호사를 적극 영입하는 전략 등으로 해외 속 율촌은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평이다.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온 만큼 우 대표는 국내 법률시장 개방에 대해서도 걱정보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해외 로펌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교류하면서 국내 로펌이 국제화될 겁니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는 더욱 수준 높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국내외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보내는 그이지만 공익활동에도 관심이 많다. 대한민국교육봉사단 이사장인 우 대표는 청소년 멘토링 프로그램인 ‘씨드스쿨(seed school)’을 이끌고 있다. “가난한 집에서 자라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공장에 가는 게 당연했는데, 중학교 장학제도를 알아보고 진학을 권유해준 선생님을 만나 꿈을 갖게 됐습니다.” 그가 ‘씨드스쿨’을 비롯한 공익사업에 앞장서는 이유다. 율촌은 변호사들로 구성된 공익위원회를 통해 활발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문화가정과 탈북자를 위한 법률지원도 계획 중이다. 최근에는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행복더함 사회공헌대상에서 법률서비스공헌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법무법인 광장 김재훈 대표변호사
과거 현재 미래의 핵심가치 ‘전문성’


김재훈 대표변호사.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김재훈 대표변호사.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법무법인 광장의 김재훈 대표변호사(사진)는 인터뷰 내내 ‘전문성’을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광장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핵심 가치를 전문성에서 찾고 있었다.

김 변호사는 “광장의 강점은 전문화입니다. 다른 로펌들도 이렇게 대답하는 곳이 있겠지만, 광장의 전문화는 역사와 체계가 다르다”며 힘주어 말했다. 광장의 전문화는 이미 1990년대 세계무역기구(WTO) 시대가 열리면서 시작됐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당시부터 궁극적으로 법률시장이 개방될 것으로 생각한 광장의 창업주, 이태희 전 대표변호사가 한국 로펌이 외국 로펌과 경쟁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전문화라고 보고 그때부터 기업 금융 송무 지식재산권 4개 분야로 그룹을 나눠 전문가들을 길러내기 시작했다. “당시에 전체 변호사가 30여 명에 불과할 때인데도 그런 생각을 하신 겁니다. 현재 430여 명이 일하고 있는 로펌으로 성장한 최고의 비결이죠.”

김 변호사는 “말로만 전문화를 앞세우는 건 의미가 없다. 로펌의 전체 운영 체계가 전문화를 최우선으로 놓아야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로펌들이 매출 올리기에만 혈안이 돼 사건 수임에만 급급한 운영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변호사들이 자기가 가져온 사건이라는 이유로 아무 사건이나 맡으면 수임한 사건 수는 많아지겠지만 전문성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해당 로펌도 손해라고 봅니다.” 광장이 사건을 누가 따왔든 내부 운영위원회를 거쳐 그 사건을 가장 잘할 수 있는 팀에 배당하는 이유다.

김 변호사는 “운영위 덕분에 변호사들 사이에 사건을 두고 다툴 일이 없어 분위기도 많이 따뜻해졌다”며 “전문화와 구성원들 간의 인화(人和)야말로 광장이 국제적 로펌 평가에서 전문분야별로 ‘1급’을 받을 수 있게 한 힘”이라고 말했다.

법률시장 개방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외국 로펌이 들어오면 송무보다 자문 분야가 더 타격이 클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저는 다르게 봅니다. 송무 분야는 외국 로펌도 전관(前官) 몇 명만 잡으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지만 기업과 금융 등 자문 업무는 오래된 전문성과 내공이 쌓여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희가 오랫동안 준비한 이유입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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