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강제휴업 위법” 판결 뒤 첫 일요일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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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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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 - 송파 일제히 영업 재개… 소상공인연합회 “항의휴무 고려중”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이마트는 장을 보러 온 고객들로 크게 붐볐다. 이날 이마트 앞에서는 중소상인들이 대형마트의 강제휴무 취소 판결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이마트는 장을 보러 온 고객들로 크게 붐볐다. 이날 이마트 앞에서는 중소상인들이 대형마트의 강제휴무 취소 판결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24일 오후 2시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이마트 천호점은 휴일을 맞아 마트를 찾은 고객들로 크게 붐볐다. 각 입점 업체의 판촉 행사까지 활발히 펼쳐지면서 매장 입구는 사람들끼리 어깨를 부딪치지 않고는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혼잡했다.

이날 이마트 천호·명일점, 홈플러스 강동·잠실점, 롯데마트 잠실·송파점 등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 내 대형마트 6곳과 대기업슈퍼마켓(SSM) 42곳은 일제히 문을 열고 정상영업을 했다. 당초에는 휴무할 예정이었지만 두 자치구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22일 승소한 데 따라 취한 조치다.

▶본보 23일자 A1면 “대형마트-SSM 강제휴업 위법”
▶본보 23일자 A3면 대형마트-SSM 환영 속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 불안한 입점 업체, 혼란스러운 소비자

이날 문을 연 매장들의 매출은 대부분 정상 영업한 전주 일요일(17일)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후 6시를 기준으로 한 24일 매출은 이마트 천호점의 경우 1.3% 줄었지만 명일점은 5% 늘었다. 롯데마트 잠실점과 송파점은 각각 18%, 8.7% 증가한 반면 홈플러스 잠실점은 3%, 강동점은 6% 줄었다.

대형마트 내 입점 업체들은 정상영업 재개를 크게 환영했다. 그러나 “앞으로 지자체가 조례 개정 등을 통해 다시 휴업을 강제할 수도 있다”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마트 천호점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이상희 사장은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의 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기 때문에 일요일 휴업에 따른 타격이 컸다”며 “불경기여서 가뜩이나 힘든데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몰라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송파점 시푸드뷔페 업체 양동열 사장도 “영업 재개 소식을 듣고 멤버십 회원 1만 명에게 문자를 보낸 결과 70건의 예약을 받았다”며 “구청의 대응에 따라 다시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르는데, 일요일 단체 손님을 미리 받아도 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윤서연 씨(25·강동구 천호동)는 “앞으로는 일요일마다 마트 영업 여부를 체크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 전통시장 상인들은 반발 기자회견

이날 오후 2시 이마트 천호점 앞에서는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전국유통상인연합회 특별법 추진 전국연석회의’가 기자회견을 열고 22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나아가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도 소상공인단체연합회와 함께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판결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취지를 부인한 것은 아니다”라며 “대형마트 영업제한을 조례에 맡길 게 아니라 법으로 강제해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25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이 연합하는 대규모 규탄 대회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승재 사무총장은 “골목상권이 본격적으로 연대해 대형마트와 SSM의 월 4일 의무휴무제를 요구할 것”이라며 “재래시장과 슈퍼마켓이 참여하는 항의성 집단 휴무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강제휴업 위법#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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