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 지역-기수 안배… “법원, 보수-안정화 속 다양성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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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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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관 후보 4명 임명제청

호남 출신의 정통파 엘리트 법관(고영한 법원행정처 차장), 소아마비 장애를 극복한 부산·경남(PK) 지역법관(김신 울산지법원장)….

5일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 4명의 대법관 후보를 두고 법조계에선 “법원이 보수·안정화에 중점을 두되 그 속에서 다양성을 추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 차장과 김 법원장을 비롯해 이날 새 대법관 후보로 임명 제청된 김창석 법원도서관장과 김병화 인천지검장은 출신 지역이 모두 다르다. 고 차장은 광주, 김 법원장은 부산 출신이다. 김 도서관장은 충남 보령, 김 지검장은 경북 군위에서 태어났다.

대법원은 이들의 사법시험 횟수와 사법연수원 기수도 안배했다. 사법연수원 11∼13기 법관과 15기 검사가 한 명씩 임명 제청됐다. 당초 14기 법관을 임명 제청해 기수 파괴 등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던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또 고려대를 졸업한 김 도서관장이 임명 제청돼 그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2005년 퇴임한 유지담 전 대법관에 이어 7년 만에 고려대 출신 대법관이 나오게 된다.

이들 4명이 모두 대법관직에 오르면 양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 14명은 수도권 2명, 충청권 3명, 호남·제주 4명, 대구·경북(TK) 3명, PK 2명이 된다. 비(非)서울대는 박보영 대법관(한양대)과 김 도서관장 2명이다. 박 대법관은 유일한 여성 대법관이 된다. 진보성향 판결을 내려왔던 ‘독수리 5형제’ 가운데 마지막으로 전수안 대법관이 7월 대법원을 떠나지만 김 법원장이 명맥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법원장은 2월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 시절 “4대강 사업은 위법하다”는 판결을 최초로 내린 적이 있다.

이 대통령이 양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여 후보자를 임명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해 15일 안에 인사청문회를 열어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 이후 본회의를 열어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 대법관 후보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19대 국회가 상임위 배분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어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하는 데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이 “후보자 4명 모두 고위 판검사 출신 남성”이라며 이번 대법관 후보자 추천을 강도 높게 비판한 만큼 여야 합의로 청문절차가 빨리 진행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7월 11일 대법관 취임이 지연될 경우 대법원 상고심 선고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대법관#보수#안정화#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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