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임창덕]아이들과 함께 매년 현충원을 찾는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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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현충일이 있는 달이고,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는 매년 현충일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한 해를 맞는다. 매년 현충원을 찾는 이유는 가족 중에 순국선열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라는 아이들에게 안보 교육을 하기 위해서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훌륭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아비로서의 부탁, 그리고 희생되신 분들 덕분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하고 있음을 감사하기 위해서다.

현충탑에서 참배할 때 서명부에 아이들에게 직접 이름을 적도록 한다. 아이들에게 참여의 의미를 주기 위해서다. 가족들은 현충일을 으레 현충원 가는 날로 여긴다. 공휴일 중 현충일만큼은 그냥 쉬는 날이 아니라 추모하는 날로 나름대로 정해 놓았다.

꼭 들르는 현충탑 지하에는 희생자의 이름만 새겨진 벽이 있는데, 그 아래 놓인 희생자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볼 때면 가슴 한구석이 아려온다. 한 세대 뒤에만 태어났어도 이렇게 짧은 생을 살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묵언으로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참배하고 돌아설 때면 오늘날 우리는 자유를 위해 치른 그들의 희생에 대해 얼마나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고 살고 있는지, 그리고 돈이라는 유형의 물질만 좇아 과거를 잊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나의 현충일 하루는 마무리되지만 마음 한구석이 편안해 옴을 느끼면서 다음 현충일을 꼽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일년 후를 기다린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족들도 이 세상을 떠날 것이고 해가 갈수록 현충원을 찾는 횟수가 줄어들 것이다. 그럴수록 그들을 대신해 많은 사람들이 현충원을 찾아 갔으면 좋겠다.

미국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 벽에는 ‘Freedom is not free’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자유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이 되었으면 한다.

임창덕 사회복지사·경영지도사
#독자 편지#임창덕#현충일#현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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