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 더 보고 갈래” 아시아 최대 크루즈 출항 늦춰

  • 동아일보

승선객 1800여명이 요청
여수 정박 5시간 더 늘려

아시아 최대 규모로 꼽히는 로열캐리비안 크루즈 레전드호가 16일 전남 여수시 덕충동 여수세계박람회장 크루즈 부두에 입항했다. 7만 t 규모인 레전드호는 전장 264m, 전폭 32m의 크기를 자랑하며 승무원 734명, 승객 2066명을 태울 수 있다. 여수=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아시아 최대 규모로 꼽히는 로열캐리비안 크루즈 레전드호가 16일 전남 여수시 덕충동 여수세계박람회장 크루즈 부두에 입항했다. 7만 t 규모인 레전드호는 전장 264m, 전폭 32m의 크기를 자랑하며 승무원 734명, 승객 2066명을 태울 수 있다. 여수=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6일 오전 11시경 전남 여수엑스포 크루즈 부두. 서영훈 군(18·고3) 등 여수전자화학고 취타대 58명이 아리랑을 힘차게 연주했다. 음악과 함께 7만 t급인 로열캐리비안 크루즈 레전드호에서 미국 일본 등 해외 관람객 1800여 명이 내렸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이 크루즈선은 14일 일본 요코하마를 떠나 제주도와 중국 상하이를 8박 9일간 항해한다. 플라비우 아미다 씨(28·브라질)는 “크루즈 팬이라 배를 타고 세계 각국을 가봤지만 그중에서도 여수 해안 풍경이 무척 아름다워 놀랐다”고 말했다.

당초 레전드호는 이날 정오 여수엑스포장에 입항해 오후 8시에 출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부 크루즈 탑승객이 ‘여수엑스포장에 머무는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해 입항을 2시간 앞당기고 출항을 3시간 미뤘다. 레전드호 승객들은 여수엑스포 빅오쇼까지 관람하고 여수를 떠났다. 스베레 라이언 레전드호 선장은 “여수엑스포 인기가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크루즈 승객들은 여수엑스포를 호평했다. 일본인 다키가와 아키코(瀧川あき子·68·도쿄) 씨는 “길거리 공연이 재미있었고 엑스포디지털갤러리(EDG)가 신기했다”며 “일본에도 여수엑스포가 많이 알려졌다”고 말했다. 8월 12일 여수엑스포가 끝날 때까지 여수에는 크루즈선 6척이 13차례 정박할 예정이었으나 추가 운항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수엑스포의 큰손으로 거론되던 중국 단체 관광객 수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올 예정이던 전세기가 운항에 차질을 빚어 주최 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여수시는 “엑스포 기간에 88회 운항할 예정이던 중국 전세기가 17회로 축소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중국 전세기의 운항 차질은 지원되던 지원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수시는 중국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해 1억 원의 예산을 세웠지만 여수시의회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며 삭감했다. 전남도는 지원금 1억 원을 중국 단체 관광객 유치에 투입했지만 실제 필요한 금액보다 모자란 탓에 유치 목표 2만 명 중 절반만 엑스포장을 찾는다.

여수시 관계자는 “중국 여행사의 여수엑스포 여행 패키지상품이 1인당 1800위안(약 33만 원) 정도인데 이는 일반 중국인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이라며 “지원금이 없어 비싸게 책정되는 바람에 중국인들이 엑스포 여행을 포기하거나 배편 이용으로 우회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여수엑스포#크루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