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500살 할배-할매 나무 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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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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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서 이식한 팽나무 2주년
고향마을 주민들 방문행사

“오백 살 할배(할아버지), 할매(할머니·사진) 나무는 잘 있죠?” 수백 년간 뿌리를 내리고 살던 부산 강서구 가덕도 팽나무를 해운대 APEC나루공원에 옮겨 심은 지 만 2년. 팽나무 고향인 강서구 천가동 율리마을 주민 8명이 이식 2주년을 맞아 10일 APEC나루공원을 찾아 나무를 둘러본다. 이 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할배, 할매 나무이야기’ 표지판도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언어로 설치한다. 주민들은 팽나무가 잘 자라주기를 염원하는 기원제를 지낸 뒤 부산시를 방문한다. 이 자리에서 허남식 부산시장에게 팽나무가 율리마을 ‘당산목’에서 부산 전체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는 ‘수호목’으로 뿌리를 내리게 해준 데 대해 고마움을 전한다.

율리마을 입구를 지키던 팽나무는 2010년 3월 신항만 배후도로인 가덕도 일주도로 공사 당시 뽑힐 위기였다. 밑동 지름 1.5m, 높이 20m, 무게 70t에 달하는 팽나무를 어디로 옮길지가 문제였다. 주민들이 부산시에 해결을 요청해 시는 해운대 센텀시티에 조성된 APEC나루공원에 심기로 결정했다.

수송 및 이식은 작전처럼 진행됐다. 인부 50명이 동원됐다. 바지선이 해상으로 48km, 대형 트레일러가 육상으로 1.6km를 이송하는 등 25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식재 현장으로 옮겼다.

시는 2010년 4월 2일 식재를 끝낸 뒤 외과수술과 나무에 영양을 공급하는 주사를 놓는 등 꾸준한 관리로 활착을 도왔다. 그동안 들어간 비용만 2억5000여만 원. 인근에는 부산비엔날레에 출품됐던 조각품 42점을 설치하고 자매도시인 중국 상하이(上海),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자매도시 나무도 심었다. 이동흡 그린부산지원단장은 “포토존을 설치하는 등 해당 지역을 관광명소로 만들 계획이다”라며 “관리만 잘하면 500년은 더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팽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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