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부활하는 한양도성, 세계인의 유산으로”

  • 동아일보

■ 서울시, 유네스코 등록 추진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일대에서 내려다본 시내 전경. 산자락을 타고 한양도성이 길게 이어져 있다. 창의문에서 숙정문까지 이어진 이 일대 성곽은 1975년에 복원됐다. 서울시는
2015년까지 한양도성 전체 구간을 복원할 계획이다. 서울시 제공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일대에서 내려다본 시내 전경. 산자락을 타고 한양도성이 길게 이어져 있다. 창의문에서 숙정문까지 이어진 이 일대 성곽은 1975년에 복원됐다. 서울시는 2015년까지 한양도성 전체 구간을 복원할 계획이다. 서울시 제공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에서는 우뚝 솟은 인왕산의 바위 사이로 얼핏 드러난 한양도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는 ‘필운상화’와 ‘동문조도’에도 흥인지문과 숭례문을 소재로 한양도성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이처럼 조선시대부터 600년 동안 이어져 온 한양도성이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곳곳이 훼손되고 끊어지기 일쑤였다. 서울시는 1970년대부터 진행해 온 한양도성 복원 작업을 2015년까지 완료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겠다는 계획을 7일 발표했다.

○ “600년의 시간을 회복하는 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한양도성 복원은 600년의 시간을 회복해 역사를 완성하는 일”이라며 “시민과 후손에게 세계 유일의 성곽도시라는 자긍심의 공간을 물려주고 이곳을 외국인들도 누구나 찾아오는 세계적 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한양도성 보존·관리·활용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끊어진 한양도성 전 구간을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하기로 했다.

1975년부터 복원이 시작된 한양도성은 현재 숙정문 광희문 혜화문 등 3개 성문을 포함해 총 18.6km 가운데 12.3km 구간의 복원이 완료됐다. 현재 인왕산(213m), 남산(753m), 숭례문(83m)의 복원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종로구 혜화동 시장 공관(86m)과 흥인지문 북측(21m) 구간도 복원할 예정이다. 시는 이를 위해 2013년 3월까지 시장 공관을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박 시장은 “새로 공관을 짓는 방법보다는 현재 시가 소유하고 있는 공간을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성곽이 훼손된 사유지(장충동 혜화동 홍파동 정동 등)의 4km 구간은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보존과 복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시는 2015년까지 327억5400만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양도성 복원 사업에는 같은 기간 국비 156억3300만 원을 지원 받는다.

○ 관련 국제학술대회 개최

시는 체계적인 한양도성 관리를 위해 시 내부에 전담조직인 한양도성도감을 올해 하반기에 새로 만들고 책임자로 ‘도제조’를 두기로 했다. 책임자는 4급 공무원이 맡게 될 예정으로 규모는 시 조직의 1개 과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내 공간을 활용해 한양도성 박물관과 연구소도 설립하기로 했다.

시는 한양도성 준공일을 기념해 10월 마지막 주를 한양도성 주간으로 선포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인간 띠잇기 행사 등을 개최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달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관련 국제학술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2013년부터는 연차별로 총서와 자료집을 발간해 이를 바탕으로 2014년 초 세계문화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세계유산 등재 신청은 잠정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나서 1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이후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정기총회에서 최종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양도성이 우리나라에서 9번째로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 서울에서는 종묘, 창덕궁, 조선 왕릉에 이어 4번째가 된다.

서울 한양도성은 1396년(태조 5년) 축조를 시작한 이후 1422년(세종 4년)과 1710년(숙종 36년)에 대규모 개축됐다. 이후 영조 정조 순조 고종에 걸쳐 지속적으로 개·보수돼 온 한양도성은 시기별로 성을 쌓는 방법과 성돌 크기가 달라 성 축조 기술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며 조상들의 호국정신이 깃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한양도성#유네스코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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