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애는 공부해야죠” 어머니가 대신 봉사활동

  • 채널A
  • 입력 2012년 5월 7일 22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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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뉴스A’ 방송화면 캡쳐.
채널A ‘뉴스A’ 방송화면 캡쳐.
[앵커멘트]

내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낼 수만 있다면
뭐든 하겠다는 부모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부 어머니들이
직접 자원 봉사를 한 뒤,
자녀들이 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윤성철 기잡니다.
[채널A 영상]“애는 공부해야죠” 어머니가 대신 봉사활동

[리포트]

서울 금천구의 한 사회복지관.

독거노인 수백 명이 무료 점심을
먹기 위해 줄을 섭니다.

밥과 국, 반찬을 떠주는 급식 업무는
주부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의 몫.

[인터뷰 : 자원봉사자]
"제가 아는 엄마들 맡아서 오라고..."
(지역 어머니들 오신 거군요?) "네."

누가 봐도 훈훈한 모습이지만
속내는 전혀 다릅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작성한
일일 활동 기록표입니다.

자원봉사자 가운데 중·고등학생은 2명에
불과했지만 8명이 참석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서류상 전체 자원봉사자 24명 가운데
4분의 1이 허위로 적혀 있습니다.

1년에 각각 15시간, 20시간인 중·고등학생 자녀의
의무 자원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어머니들이 직접 나서 기록을 조작한 겁니다.

[인터뷰 : 자원봉사자]
“애를 공부시켜야 하니까 시간을 안 뺏으려고
부모가 와서 대신 봉사를 하는 거죠. 학생 대신 엄마가...“

아이들은 봉사활동 기록 조작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 고등학생]
"제 친구는 아닌데 저쪽 선배 중 한 명이 그랬어요.
(친구들이 그런 거에 화내진 않나요?)
그냥 어이없다 그러긴 하죠."

자원봉사 기록은 사회복지인증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출력되며, 주요 입시자료로 활용됩니다.

입학사정관제 도입으로 일부 대학 학과는
봉사활동 기록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상황.

명백한 공문서 위조이자 입시비리지만,
관할 교육청은 손을 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연수할 때도 그 이야기 했거든요. 보통 그런 사례가
종종 있다, 학교에서 주의해서 보라고
확실하게 지시하라고..."

대학만 가면 그만 이라는 빗나간 자식사랑이
되레 우리 자녀들에게 비뚤어진 가치관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윤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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