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휴지통]“레이디가가 티켓 싸게 팝니다” 고교생이 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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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통장으로 200만원 챙겨경찰도 ‘프로솜씨’에 당혹

‘레이디 가가 R(로열)석 티켓을 11만 원에?’

A 씨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 한 달 전에 매진된 세계적인 팝가수의 내한공연 티켓을 정가인 13만5000원보다 싸게 판다는 내용이었다. A 씨는 판매자가 ‘자기 것’이라며 주민등록증까지 스캔해 보내주자 의심 없이 티켓 값을 보냈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도 티켓은 오지 않았고 판매자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비슷한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되자 추적에 나섰다. 대포통장을 동원한 ‘프로’의 솜씨에 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피해자에게 보낸 신분증도 가짜였다. 경찰은 범인이 게임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가상계좌를 만든 것에 착안해 계좌 주인을 쫓아 범인을 잡았다.

인터넷을 휘젓고 다니며 피해자를 울렸던 상습 사기범은 고교 2학년 박모 군(17)이었다. 박 군은 이런 수법으로 10명에게서 200여만 원을 챙겼다. 박 군은 경찰에서 “돈보다도 어떻게 하면 속일 수 있는지 궁금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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