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은퇴 과학자 모십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기업컨설팅 등에 활용
대전시, 7월 전담부서 신설

국내 과학기술계 석학으로 주목받아온 은퇴 과학자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찾아왔다. 대전시가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서 활동하다 은퇴한 과학자들을 지원하고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들의 공적 참여를 확대해 첨단과학도시 면모를 갖추겠다는 ‘DBB(Daejeon Brain Bank)’ 프로젝트다.

현재 대전에 사는 과학기술계 은퇴 과학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410명, KAIST 363명, 한국표준연구원 257명, 한국원자력연구소 146명 등 1500여 명으로 추산된다. 1970, 80년대에 과학계에 투신해 30∼40년 동안 국내 과학기술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해 온 인물들이다. 하지만 퇴직 후 사회적 무관심과 제도적 장치 미흡으로 활동이 거의 없거나 능력을 사장시켜 ‘국력 손실’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한국원자력의 아버지’라 불리는 장인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소장(71)은 2005년 퇴직 때까지 핵연료 제조 공정 국산화,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개발 등 한국원자력 기술 개발을 이끈 선구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가끔 특별강연에 나설 뿐이다.

대전시는 이들이 출신 기관과 연계한 청소년 과학교육, 지역 기업 컨설팅 등의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7월 대전시에 전담부서인 ‘고경력 인력담당’ 부서를 신설할 예정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대전경제통상진흥원에 80m² 규모의 사이언스 커뮤니티홀(회관) 건립과 재단 설립, 집단거주지 조성 등 3개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대덕특구 출신 은퇴 과학자 20여 명은 지난해 11월 모임을 갖고 고경력 활용방안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화려한 경력을 지닌 퇴직자들이 갖고 있는 재능과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발휘해 지역 및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필요하면 정부에도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대전시#DBB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