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음식쓰레기 버리는만큼 돈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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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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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내년 종량제 전면 확대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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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S아파트에 사는 주부 한모 씨(52)는 아파트 앞에 설치된 쓰레기통에 매일 음식물 쓰레기를 내다 버린다. 아이들이 남긴 밥이나, 과일 껍질을 모아 버리다 보니 양이 만만치 않다. 아파트 관리비에 포함된 음식물 쓰레기 수거료 1300원만 내면 되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한 씨도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서울시내 전역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양에 따라 요금이 매겨지는 ‘종량제’가 시행된다. 서울시는 “일부 자치구에서 시행 중인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25개 자치구로 확대한다”고 10일 밝혔다. 현재는 일반 쓰레기만 종량제가 전면 실시되고 있다.

현재 아파트 단지는 음식물 쓰레기 정액제를 실시해 매달 일정액만 내면 제한 없이 배출할 수 있다. 자치구별로 적게는 1300원, 많게는 2000원까지 내고 있다. 단독주택은 18개 자치구만이 종량제를 도입했고, 나머지는 정액제를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되면 일반 쓰레기처럼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거나 전자태그(RFID)나 선불칩이 달린 전용 쓰레기통을 사용해야 한다. 금천 마포 등 7개 자치구에서 시범운영 중인 전자태그 쓰레기통은 전용카드를 대면 뚜껑이 열리고 버린 양과 요금이 뜨는 방식이다. 음식물 쓰레기의 처리 단계별 정보도 추적할 수 있다.

일반 쓰레기를 버리는 것처럼 종량제 봉투를 사서 버릴 수도 있다. 현재 음식물 쓰레기봉투 가격은 2L짜리의 경우 25개 자치구 평균이 50원, 3L는 72원이다. 종량제 봉투 대신 선불칩을 사서 전용용기에 담아 버리는 방법도 있다. 5L 선불칩이 달린 전용용기를 집 밖에 내놓으면 선불칩과 음식물 쓰레기만 수거해 간다.

1인당 하루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200g. 우유팩 하나 정도다. 다섯 식구인 한 씨의 경우 하루 1000g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다. 한 달이면 1L 봉투 30개가 필요하다. 평균 봉투 가격인 50원을 적용하면 1500원을 내야 하므로 정액제보다 200원을 더 내게 되는 셈이다.

시는 정액제에서 종량제로 전환될 경우 하루 670t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4년까지는 가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음식물 쓰레기를 20%까지 감량하고, 연간 195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와 함께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해 분쇄, 건조 등의 방법으로 80% 이상까지 양을 줄일 수 있는 ‘감량기 설치 시범사업’에도 나선다. 소형 감량기는 7∼11월 설치를 희망하는 자치구의 신청을 받아 개별주택에 설치한다. 대형 감량기는 수요 조사를 통해 참여 자치구를 선정하고, 선정된 공동주택에는 렌털비 또는 운영비(대당 연간 250만 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서영관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전면 시행과 감량기 설치를 통해 환경오염을 줄여 나가겠다”며 “음식점과 함께 음식문화개선 운동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음식물쓰레기#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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