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한 조현오 경찰청장 일문일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9일 11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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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은 9일 수원 20대 여성 살해사건과 관련,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의 표명에 대해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혼자 결정했다"며 "경찰의 잘못이 워낙 커 제가 책임진다는 뜻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조 청장의 사의를 수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사표가 수리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112신고센터 제도와 종합상황실 체제를 제대로 갖춰놓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 청장과의 일문일답.

-유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하겠다고 했는데 검토하는 사항이나 유가족 만날 의향이 있는지.

"피해자 유족들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다면 어떤 행동이라도 하겠다. 방어에 급급하지 않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족들에게 충분히 보상이 돌아가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 내부적으로도 국가 보상과 별개로 유족에게 경찰관들의 위로를 전하는 심정에서 모금운동을 전개하는 중이다."

-사퇴 표명한 배경이나 심정은.

"어제 뉴스를 보면서 사건 발생한 지 벌써 1주일이 넘었음에도 계속 국민을 분노케 만든 경찰의 잘못이 워낙 크기 때문에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게 전부다. 제가 책임 안 지면 누가 지겠나. 사표 수리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112신고센터 제도와 종합상황실 체제를 제대로 갖춰놓겠다. 왜 그런 중요한 부서에 그렇게 무능하고 무성의한 사람이 발령을 받았는지, 제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112신고센터에 그런 사람이 일부 가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방청장들이 개선할 수 없는 부분을 방치한 책임을 통감한다."

-구체적으로 경찰관 교육을 어떻게 강화하고 시스템은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

"112신고센터나 종합상황실에 유능한 인력이 갈 수 있도록 인사제도부터 고쳐나가겠다. 조직체계 관련해서도 112신고센터나 상황실 등 중요부서가 지방청 단위로 일개과장 밑에 있는 것보다는 별도기능으로 떼서 지휘관 직속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유능한 사람들이 갈 수 있도록 근무평정 가점이나 수당 등 (112신고센터와 종합상황실 근무에)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다. 경찰에 '일 따로 승진 따로'의 풍토가 없지 않다. 업무를 하기보다 시험 승진에 매달리는 일부 직원들이 있다. 이제는 인사비리도 많이 들어냈으니 이번 기회에 승진제도도 바꿔서 시험을 통한 승진은 축소시키고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사의 표명은 청와대와 조율했나.

"혼자 결정한 것이다. 사건 발생 초기에는 저도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했지만 4월5일 보도를 통해 파악한 이후 이건 정말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큰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러나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제가 책임진다는 뜻에서 물러나겠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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