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 신부, 제주 강정마을 방파제서 추락 중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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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경찰 밀치다 중심 잃어” 반대단체 “해경 제지에 밀려”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 활동을 하던 문정현 신부(72)가 방파제에서 추락해 부상을 입었다. 반대단체 측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추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찰은 “경찰을 밀치다 스스로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반박하는 등 추락사고 원인이 엇갈렸다.

문 신부는 6일 오후 1시 18분경 강정포구 서방파제 끝 테트라포드(일명 삼발이)에 올라갔다가 5m 아래로 떨어졌다. 문 신부는 긴급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26분 만에 육상으로 올려진 뒤 서귀포시내 병원으로 옮겨졌다. 문 신부는 허리뼈와 팔, 다리 등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신부는 이날 해군 제주기지사업단에서 강정포구 서방파제로 행진을 하며 반대 시위를 벌였다.

추락사고 원인에 대해 반대단체 측은 “강정포구 서방파제에 서 있던 문 신부가 해경의 제지를 받는 과정에서 밀려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강정마을회 고권일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은 “고의성 여부를 떠나 해경이 사고발생 직후 현장을 이탈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귀포해경은 “한모 순경이 바다로 들어가려는 문 신부에게 ‘들어가면 안 된다’고 제지하자 문 신부는 ‘네가 뭔데 못 들어가게 하느냐’며 여러 차례 밀쳤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 순경이 몸을 피하자 문 신부가 중심을 잃고 추락했다고 해명했다. 한 순경은 “반대단체 회원들이 ‘살인자’ 등의 욕설을 하며 접근을 막아 구호조치를 못했다”고 말했다.

문 신부는 미군기지가 들어서는 경기 평택 대추리, 서울 용산참사 현장 등에서 지역주민과 지내다 지난해 6월 강정마을에 들어왔다. 이후 경찰 차량에 올라가 항의시위를 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불구속 기소돼 2월 제주지법으로부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귀포=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해군기지#문정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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