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女화장실 훔쳐보고선 “봐도 안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4일 03시 00분


옆칸서 내려다보던 20대
오리발 내밀다 끝내 입건

재밌는TV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 화면 촬영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재밌는TV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 화면 촬영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2일 오후 11시경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술집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 친구 조모 씨(23·여)를 기다리던 남모 씨(23·여)는 손을 씻다 말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친구 조 씨가 들어가 있던 화장실 세 번째 칸 바로 옆 칸에서 젊은 남성이 고개를 내밀고 조 씨를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

남 씨는 조 씨가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옆 칸에 남자가 있다”며 귓속말을 한 뒤 문 앞에서 남자를 기다렸다. 잠시 뒤 칸막이 문을 열고 바깥을 살피는 남자를 끌어낸 두 사람은 “왜 훔쳐본 거냐”며 따졌다. 하지만 남자는 사과는커녕 “안 봤다. 봐도 안 보인다”고 발뺌했다.

이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조사한 결과 이 남자는 인근 지역아동복지센터에서 일하는 공익근무요원 김모 씨(23)였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여자친구를 찾으러 여자화장실로 들어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화장실에는 조 씨 일행과 김 씨 3명뿐이어서 경찰은 김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관악경찰서는 3일 김 씨를 건조물 침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조 씨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중 그림자가 진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누가 훔쳐보고 있다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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