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에 춤판 벌인 ‘등록금 인하 점령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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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잔디에 텐트치고 미성년자에 술 팔아 논란

30일 오후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며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는 대학생들이 서울 청계광장에 집결해 중구 명동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30일 오후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며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는 대학생들이 서울 청계광장에 집결해 중구 명동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텐트 점거 시위를 열고 있는 대학생들이 문화행사 중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하고, 뿌리 내리기 중인 새 잔디밭을 짓밟는 등 ‘난장판 시위’를 벌였다.

대학생사람연대와 서강대, 이화여대 총학생회 등 14개 대학 학생 400여 명은 30일 서울광장에서 대학 등록금 인하, 학생 주거권 보장, 대학 내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미 광장에 설치된 30여 개에 더해 20여 개의 텐트를 더 설치하고 대학 청소 노동자들과의 토크 콘서트 등을 일정으로 하는 ‘광장으로 달려! 3.30 대학생 무한점령 프로젝트’ 행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11시부터 ‘시청 불바다’라는 제목으로 점령 프로젝트의 야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대학생들은 인디밴드들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심야 도심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는 서울시에서 다음 달 13일까지 출입 자제를 요청한 광장의 잔디밭 위에 무단으로 텐트를 설치했다. 일부는 금연구역인 서울광장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웠다.

주최 측은 점거 시위 자금을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병맥주와 볶음 국수 등 안주를 판매했다. 교복을 입은 채 대학생들과 맥주를 마시다 얼굴이 붉어진 여고생은 “시위 참가자 선배가 불러서 왔다”고 했다. 주최 측이 “공연이 시작되면 맥주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하자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장에서의 음주와 흡연을 금지하는 공문을 주최 측에 전달하고 잔디밭 점거가 불법이라는 사실도 고지했지만 강제집행은 어렵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다음 달 10일까지 광장 사용 신청을 마쳐 이를 수리한 서울시는 점거 시위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4·11총선을 앞두고 반값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는 도심 집회도 이어졌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과 반값등록금 국민본부,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등 4개 단체 소속 1000여 명(경찰 추산·주최 측 추산 200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반값 등록금 전면 실행을 촉구하는 반값등록금·교육공공성 완전실현 프로젝트 ‘보고 있나’를 진행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 등이 참석했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반값등록금#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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