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署 경위, 가명으로 ‘룸살롱 황제’ 면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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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작년12월 만남 확인
“이경백씨가 돈 갚으라고 하자 ‘1억 줄테니 봐달라’ 사정해”

뇌물리스트 의혹을 폭로한 ‘룸살롱 황제’ 이경백 씨(40)로부터 3억 원을 요구받은 강남경찰서 소속 정모 경위가 서울구치소에 복역 중인 이 씨를 다른 사람 이름으로 면회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2005년 이후 강남서 여성청소년계 등에 근무했던 직원들의 감찰 자료를 경찰에 요구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일 정 경위가 이 씨의 내연녀 장모 씨(35)에게서 이 씨의 연락을 받고 지난해 12월 이 씨를 만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당시 정 경위에게 “매달 수백만 원씩 모두 1억여 원을 상납했으니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자 정 경위가 “1억 원을 돌려 줄 테니 봐 달라”고 사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3억 원을 빌려 달라고 해서 거절했더니 장 씨를 통해 다시 오라는 연락을 하며 오히려 협박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당시 강남서 여청계장으로 근무한 정 경위는 유흥업소 단속 문제로 이 씨와 서로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최근 서울지방경찰청에 협조 공문을 보내 2005년 이후 강남서 여성청소년계에 근무했던 직원과 2010년 경찰관-유흥업소 유착비리 수사 당시 이 씨와의 통화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들의 감찰 자료를 요구했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받은 직원 명단과 이 씨의 면회자 명단을 비교해 비리 의혹이 있는 경찰을 찾아낼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감찰 조사 결과 정 경위가 동생 이름으로 접견을 신청하고 이 씨를 만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보인다”며 “검찰에서 접견자 명단을 받아 추가 감찰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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