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삼산동 고속버스 터미널 자리에… 롯데 “100층 이상 초고층 건물 추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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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옮겨야… 특혜 논란
울산공항 5km 밖 위치… 고도제한 문제도 해결과제
서울과 부산 등지에 초고층 건물을 짓고 있는 롯데그룹이 울산에도 100층 이상 고층 건물을 건립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울산시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롯데가 울산에 고층건물을 지으려는 터는 현재 터미널로 사용 중인 데다 울산공항 항공기 이착륙 구역과 인접해 어려움이 예상된다.
○ “울산의 랜드마크로 건축”
롯데호텔 울산 서정곤 총지배인은 28일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고향인 울산에 랜드마크가 될 건물을 지을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다면 건물 터는 롯데호텔 울산과 접해 있는 롯데쇼핑 소유의 울산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라며 “100층 이상 초고층으로 건립한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고향인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별장을 찾은 신 회장은 수행한 경영진에게 울산터미널 터 활용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초고층 건물을 지을 경우 백화점과 대형마트, 쇼핑몰, 호텔, 아쿠아리움 등을 유치해 이 일대를 ‘롯데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의 랜드마크가 될 건물을 짓는다면 도시 품격을 높이고 서비스 산업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 터미널 이전이 관건
롯데가 고층건물 건립을 추진하는 곳은 남구 삼산동 울산터미널 터로 총 2만5405m²(약 7690평)다. 울산시가 터미널을 이전하지 않는 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 시 산하 울산발전연구원 변일용 연구위원은 지난해 10월 열린 공청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도시 확장과 도심 교통난 해소, 다른 도시에서의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울산터미널을 시 외곽 신흥 개발지역인 언양권이나 북구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도 “도심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터미널 이전을 본격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터미널을 이전하면 롯데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울산공항 고도제한도 걸림돌이다. 롯데가 건물을 지을 곳은 울산공항에서 5km 떨어져 있고 항공기 이착륙 경로다. 예정지 주변지역은 건물 높이가 118.66m로 제한돼 있다. 높이가 300m 이상인 100층 이상 건물을 짓기 위한 건축 허가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롯데가 터미널 이전과 울산공항 고도제한 문제, 그리고 특혜 논란을 어떻게 푸느냐가 사업 추진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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