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녀 사건’에 어김없이 ‘마녀 사냥’… 한 네티즌의 일침!

  • 동아닷컴
  • 입력 2012년 2월 28일 18시 18분


화상 입은 아이 사진. 포털 게시판에서 글과 사진은 삭제된 상태다.
화상 입은 아이 사진. 포털 게시판에서 글과 사진은 삭제된 상태다.
28일 인터넷은 ‘국물녀’로 인터넷이 후끈 달아올랐다.
‘채선당 사건’ 이후 또 다른 마녀사냥과 이제는 ‘냄비 정신’을 버리자고 타이르는 네티즌들까지 그야말로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우선 ‘국물녀 사건’은 이렇다.

서울 광화문의 한 대형서점에 있는 식당가. 점심때다 보니 사람들로 북적여 발디딜틈 조차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식당에 들어선 A 씨. 아들은 물을 떠오겠다고 자리를 비웠다.

그런데 이윽고 아이의 비명소리에 놀라 가 보니 얼굴이 뜨거운 국물로 인해 화상을 입은 것이 아닌가. 부랴부랴 A 씨는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로 갔으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국물을 끼얹은 사람은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

이런 사실은 A 씨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대형서점 공공식당에서 아이 화상 테러, 그리고 사라진 가해자를 찾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그러자 처음에는 난리가 났다. ‘국물녀’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가해자로 몰려 욕을 먹고 있었다.

▲ 아이의 얼굴에 화상을 입히고 사라지다니 싸가지 없다 ▲ 아이가 안고 자랄 화상 흉터에 부모 마음이 어떨까 ▲ 국물녀를 잡아 꼭 처벌해야 한다 ▲ 얼굴에 뜨거운 국물은 염산 테러나 다름 없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제발 냄비처럼 으르렁거리지 말고 사태 파악 좀 하자”고 진정시켰다.

이들은 “채선당 사건에서 보듯이 사건의 전말은 알려진 것이 없다. 일부러 아이의 얼굴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아닌데 한 쪽말만 듣고 죽일 듯이 달려드는 것은 지양하자”고 타일렀다.

그러자 한 네티즌은 “식당가면 멋 모르고 뛰어다니는 아이들 많다. 특히 뜨거운 국물이나 음식을 가지러 가야 하는 셀프 식당에서는 조마조마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면서 “이번 경우도 아이가 어떤 장난을 쳤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는데 국물녀를 가해자로 몰아가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해 공감을 얻기도 했다.

그렇다보니 “사람들이 많은 식당에 아이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은 부모 잘못이 상당히 크다. 그런데 그것을 모르는 부모들도 많다”는 의견도 많이 올라왔다.

이렇듯 사건이 커지자 인터넷상에서 ‘국물녀’로 불리던 B 씨(52)가 종로경찰서에 출두했다고 한다. B 씨는 “된장국물이 담긴 그릇을 들고 돌아서다 달려오는 아이와 부딪혀 국물을 쏟게 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나 역시 손에 화상을 입었고 아이를 식당에서 방치한 부모에게 사과를 받고 싶었으나 아이도 다친데다 경황이 없어 그냥 나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CCTV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고의 여부를 판단해 사건을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어찌됐든 ‘국물녀 사건’을 두고 한 쪽의 말만 듣고 ‘마녀사냥’하는 일은 어김없이 또 벌어졌다. 이를두고 얘기한 한 네티즌의 발언은 다른 네티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기도 했다.

“무슨 일만 나면 손톱 발톱 다 세우고 달려들기 전에 머리가 있는 사람으로서 생각좀 하고 얘기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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