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법관 머리위엔 ‘다모클레스의 칼’… 권한엔 책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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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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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 강조

“법관에게 칼이 있다면 가느다란 한 가닥 말총에 매달려 그의 머리를 겨누고 있는 ‘다모클레스의 칼’이 있을 뿐입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사진)은 27일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비판 여론 속에 새로 법복을 입게 된 신임 법관들에게 책임과 신뢰를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법관은 성직자와도 같이 직분에 걸맞은 고도의 소명의식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완벽하게 무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법관은 단순히 법적 전문지식을 가지고 판결을 내리는 직장인이 아니라 재판 받는 사람에게는 신적인 존재로까지 비칠 정도로 특별한 존재”라며 “이처럼 막중한 권한의 이면에는 한없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고 말했다.

또 양 대법원장은 “최근 재판에 대한 비판이 그 도를 넘어 표현과 양상이 저급하거나 법관에 대한 인신공격으로까지 이어지는 유감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재판의 독립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법원은 건국 이후 최초의 시각장애인 법관이 된 서울북부지법 최영 판사 등 법관 86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여성 55명, 남성 31명으로 여성 법관이 다수를 차지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다모클레스의 칼 ::


기원전 4세기 시칠리아 시라쿠사의 참주(僭主·비합법적 수단으로 지배자가 된 사람) 디오니시오스 1세의 신하였던 다모클레스가 참주의 자리를 부러워하자 디오니시오스 1세는 한 가닥의 말총으로 천장에 칼을 매달고 그 밑에 둔 의자에 그를 앉혔다. 언제라도 가느다란 말총 가닥이 끊어지면 머리 위로 칼이 떨어질 수 있듯이 참주의 자리는 그만큼 불안과 책임이 따르는 것임을 보여주는 서양 경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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