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IOC “불법 스포츠 베팅과의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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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제대회 모니터링… 승부조작 선수 영구 제명인터폴과 불법사이트 색출… ‘국내파문’ 공조수사 가능

세계 스포츠를 총괄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 자크 로게)가 ‘불법 스포츠 도박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IOC는 올림픽 등 국제대회 전 경기를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불법 인터넷 베팅 사이트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과 공조해 색출하기로 했다. 경기 조작에 관여한 선수는 국제 스포츠계에서 영구 제명된다. 아마추어는 물론이고 프로 스포츠까지 포함된다. 올림픽에 프로 선수가 출전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치는 IOC가 1894년 피에르 쿠베르탱에 의해 창설된 지 118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본보가 한양대 김종 교수(스포츠산업학·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에게 의뢰해 16일 단독 입수한 ‘IOC 산하 불법 스포츠 베팅 위원회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지난해 국내 프로축구와 올해 프로배구에 이어 프로야구까지 경기 조작 파문이 확산되면서 IOC의 구체적인 ‘불법 스포츠 베팅과 경기 조작 뿌리 뽑기’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OC는 2일 스위스 로잔에서 불법 스포츠 베팅과 경기 조작을 막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이날 IOC는 205개 회원국과 유엔, 종목별 연맹 등이 연합해 불법 스포츠 베팅 업체를 찾아내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인터폴과 공조 수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7월에 개막하는 런던 올림픽부터 전 종목 경기에 대한 모니터링과 불법 베팅 감시가 강화된다. IOC는 불법 베팅과 경기 조작을 감시하는 국제위원회와 교육기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경기 조작에 관여한 선수는 영구 제명과 형사 처벌까지 할 수 있는 징계위원회도 신설된다.

이에 따라 국내 프로 스포츠에서 불거진 경기 조작 파문도 국제공조를 통해 조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동안 외국에 서버가 설치된 불법 사이트는 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IOC 회의에 참석한 김 교수는 “국내 스포츠도 이제는 경기 감독관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외국과의 정보 공유도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해 프로축구 시민구단과 상무가 경기 조작에 연루된 건 브로커들이 재정상태가 열악한 약점을 이용한 것”이라며 “프로야구도 구단 운영이 어려운 팀이나 연봉이 적은 신인 선수가 표적이 될 수 있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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