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프로야구 승부조작 수사… “LG 주전투수 2명 경기 도박 가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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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진술 사실확인 나서
“프로농구도 조작” 진술 나와

검찰이 프로야구단 LG트윈스의 에이스급 투수 2명이 경기 도박에 가담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검찰은 프로농구에서도 승부나 경기내용 조작이 있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져 승부조작 수사 파문이 야구와 농구까지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스포츠 경기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강력부는 최근 구속된 브로커 강모 씨(29)에게서 자신들이 개입한 프로배구에 이어 프로야구 경기 조작 사건에 서울에 연고를 둔 LG트윈스의 투수 K 씨 등 2명이 개입됐다는 진술을 14일 확보하고 사실 확인 작업에 나섰다.

강 씨는 투수들이 자신과 짜고 상대팀 선수에게 고의 사구를 내주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야구가 축구 등 다른 구기 종목에 비해 경기내용 일부를 조작하는 게 쉬운 데다 고의 사구 등이 경기결과에 절대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노려 경기내용을 조작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강 씨는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경기당 수천만 원을 건 뒤 베팅금액보다 평균 2배가량 많은 배당금을 받아 이 가운데 일부를 투수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박 사이트에서 프로야구는 승패, 사구로 첫 출루를 하는 팀을 맞히는 형태로 진행된다. 프로농구는 첫 3점슛 성공이나 첫 자유투 성공팀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야구는 첫 실책, 첫 안타, 첫 득점, 첫 몸에 맞는 볼 등으로 베팅할 수 있다. 투수 한 명으로도 경기내용 일부를 마음만 먹으면 바꿀 수 있는 만큼 강 씨 등이 경기 도박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여러 진술이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단서나 증거가 나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LG트윈스의 연루 여부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된 또 다른 브로커 김모 씨(28)가 “축구 배구뿐 아니라 농구에도 승부와 경기내용 조작이 있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프로농구 조작 내용도 확인할 방침이다. 대구지검은 “일단 검찰은 프로배구 수사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만약 프로야구와 프로농구 승부조작에 대해서도 정확한 단서나 증거가 포착되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브로커들이 조직적으로 여러 스포츠 종목에서 승부조작을 한 데 배후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윗선’이나 ‘전주(錢主)’ 등 실체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직 감독과 코치 개입설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대구=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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