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고급 연구인력 모십니다” 울산, 맞춤주거단지 조성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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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발전연구원은 최근 서울의 한 사립대 연구소에서 연구원 한 명을 스카우트했다. 그런데 이 연구원이 수도권의 대학강사로 취업이 되자 울산발전연구원에 근무한 지 일주일 만에 사표를 냈다. 연봉과 복지 수준은 울산발전연구원이 훨씬 높지만 그는 “자녀 교육과 문화 기반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가족이 울산으로 이사 가기를 싫어한다”고 했다.

○ 울산 꺼리는 고급 인력

현재 울산의 연구개발(R&D) 인력은 전국 최저 수준이다. 2010년 12월 기준으로 울산의 연구원과 연구기관 수는 제주를 제외하곤 전국 최저인 3982명과 242곳이다. 이마저도 기업체를 제외하면 각각 684명과 9곳에 불과해 제주를 포함해도 전국 꼴찌다. 우수한 R&D 인력이 울산에 정착할 수 있는 정주(定住) 여건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울산과학기술대(유니스트) 조무제 총장은 “외국이나 수도권의 우수 교수와 연구원을 데려오려고 해도 울산의 교육과 문화, 쇼핑 여건이 나쁘다며 꺼린다”고 말했다. 조 총장은 개교(2009년 3월) 이후부터 “초중고교가 잘 갖춰진 고급 주거단지를 빨리 조성해 고급 인력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울산시에 요구하고 있다.

2006년 이후 잇따라 들어선 울산테크노파크 입주 연구기관의 상당수 연구원들도 주거 공간이 마땅치 않아 가족은 수도권과 대전 등지에 남겨둔 채 혼자 모텔이나 원룸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수도권에 취업하면 미련 없이 울산을 떠나는 게 현실이다.

○ 울산형 비벌리힐스 조성

울산시는 고급 R&D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50만 m²(15만여 평) 규모의 고품격 주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새 주거단지는 울산으로 이주하는 교수와 연구원, 기업체 임원 등을 위한 맞춤형 친환경주거단지다. 교통 등이 좋은 단독주택지역에 초중고교와 세련된 문화체육시설을 갖춘 ‘울산형 비벌리힐스’로 조성한다는 것이 울산시의 구상이다. 시는 이달 중 새 주거단지 조성을 위한 수요와 대상지 조사 등을 위한 용역에 들어가 연말쯤 발표할 예정이다. 정지식 울산시 도시계획과장은 “고품격 주거단지는 진입로 등 기반시설만 시가 갖춰주고 건물 형태 등은 건축주의 뜻이 100%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고품격 주거단지가 조성되면 고급 R&D 인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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