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효재 전수석 15일 오전 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2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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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피의자 신분…돈봉투 살포 개입 등 조사
'뿔테男' 지목 곽씨 입국 종용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김효재(60)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검찰에 소환된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김 전 수석에게 15일 오전 9시30분 서초동 서울검찰청사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수석을 '피의자성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다고 설명했으나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수석은 이명박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한지 나흘 만에 검찰에 출석하게 된다.

검찰이 돈 봉투 살포의 '윗선'으로 지목된 김 전 수석을 조사하게 됨에 따라 의혹의 실체가 규명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대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의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 전 수석은 캠프 직원을 시켜 고승덕 의원실에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전달하게 하고, 안병용(54·구속기소) 새누리당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에게 당협 간부들에게 뿌릴 2000만원을 구의원들에게 건네도록 하는 지시 라인에 있었던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수석을 상대로 전대 당시 돈 봉투 살포를 직접 지시했거나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 캐묻는 한편 수사가 시작된 이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부하직원들에게 검찰에서 허위진술할 것을 강요했는지도 추궁할 방침이다.

앞서 고승덕 의원은 박 후보 캠프로부터 받은 300만원을 돌려줬을 때 김 전 수석이 전화를 걸어와 "왜 돌려주는 것이냐"고 물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박 의장 전 비서 고명진(40) 씨는 검찰 조사에서 고 의원실에 돈 봉투를 돌린 사람은 캠프 전략기획팀에서 일하던 곽모(33) 씨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는 또 고 의원실로부터 돈 봉투를 되돌려받은 사실을 김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러시아에서 유학 중인 곽 씨는 최근 검찰의 전화조사에서 "잘 기억나진 않지만 내가 (돈 봉투를 돌린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없다. 당시 조정만(51) 정책수석비서관의 책상 아래 있던 돈 봉투를 본 적이 있고 내가 옮기기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곽 씨와 접촉해 국내로 들어와 조사받도록 입국을 종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 위원장이 현금 2000만원을 가져온 장소가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 사무실의 김 전 수석 책상이었다는 구의원의 진술도 나왔다. 여기다 김 전 수석의 전 보좌관이 다른 의원실에 돈 봉투 심부름을 했다는 증언까지 나온 상태다.
검찰은 김 전 수석이 돈 봉투 살포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과 진술을 이미 상당 부분 확보한 만큼 사법처리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수석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박희태 국회의장에 대한 소환 시기를 조율할 계획이다.

검찰은 애초 공개됐던 내용과 달리 라미드그룹이 박 의장 측에 수임료 2억원을 전달했고, 캠프의 금고지기 역할을 한 조 수석비서관이 수표로 받은 수임료 일부를 전대 직전 현금화했고 나머지는 용처가 불분명한 만큼 이에 대해 박 의장을 상대로 한 조사도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박 의장에 대한 조사까지 마친 뒤 김 전 수석, 조 수석비서관 등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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