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한의학 고서-기구 등 5만점 한국 의료史 맥 짚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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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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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박물관 증축 마무리… 내달 재개관 특별전 손짓

가천박물관 소장 의약유물. 위부터 약통과 침통, 해부기팔본조, 산소발생기. 가천박물관 제공
가천박물관 소장 의약유물. 위부터 약통과 침통, 해부기팔본조, 산소발생기. 가천박물관 제공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의료사박물관으로 통하는 가천박물관이 증축공사를 29일까지 마무리하고 다음 달 다시 문을 연다. 1995년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 개관했다가 2005년 연수구 옥련동 청량산 자락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면적 1331m²)의 건물로 이전한 이 박물관은 국가지정문화재와 민속생활사 유물, 희귀 고서, 근대 정부기록자료 등 5만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는 유물이나 문화적 가치 등에 비해 전시공간이 좁다는 지적에 따라 관람객 편의를 위해 지난해부터 40억여 원을 들여 약 2439m² 규모로 건물을 넓히는 공사를 벌여왔다.

현재 90%가 넘는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내부 마무리공사가 진행 중이다. 우선 지하 1층에는 100명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는 영상관이 배치됐다. 이곳에선 박물관 관람에 필요한 사전교육과 영화 상영, 강연 등을 하게 된다. 기존 영상관은 50여 명만 들어갈 수 있어 단체관람객을 수용하는 데 불편을 겪었다.

근대간행물 창간호실도 들어선다. 이 박물관은 근현대에 발간된 잡지와 신문 창간호 1만8100여 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1997년 한국기네스북에 국내 최대 창간호실로 등록됐다. 테마전시 형태로 창간호를 정기적으로 교체 전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검색대에서는 창간호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밖에 정기적으로 기획전시회가 열리는 특별전시실이 운영된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뿐만 아니라 전통예술가의 작품과 시민들의 창작예술품 전시 공간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1층은 전체가 의료사 전시실이다.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고서(1만1000여 점)와 의료사 유물(3200여 점), 고미술품(700여 점) 등을 번갈아가며 전시하게 된다. 특히 국보 1점과 보물 14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이는 인천지역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가지정문화재의 60%가 넘는다.

인천의 유일한 국보(제276호)인 ‘초조본 유가사지론(初雕本 瑜伽師地論)’이 대표적이다. 이 책은 고려시대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려는 조상들의 호국정신이 담긴 불교문화재로, 대장경의 초판 격이지만 완벽한 인쇄술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난해 보물(제1716호)로 지정된 ‘중수정화경사증류비용본초(重修政和經史證類備用本草)’도 눈길을 끈다. 중국 인쇄본을 수입해 16세기 후반 조선에서 을해자(乙亥字)라는 금속활자로 인출한 판본으로 동양의학 본초학의 권위서로 꼽힌다. 이 밖에 조선에 자생하는 약초를 집대성하기 위해 발간한 향약제집성방(보물 제1178호)과 중국의 한의서를 실정에 맞게 새로 편찬한 전문 의학서인 태산요록(보물 제1179호) 등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전통 한방기구인 약탕기와 약통 침통 약장 등은 물론이고 서양의학이 들어오기 시작한 1900년대 초 병원에서 쓰던 수술용 해부기기와 산소발생기 혈압계 현미경 의사면허증 등도 전시된다.

2층에는 올해 설립 54주년을 맞는 가천길재단 역사관이 설치되고, 3층은 효 정신을 기리는 기념관으로 운영된다. 박물관은 3월에 증축 개관 기념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초중고교생을 위한 다양한 교양강좌를 진행하기로 했다.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5시 문을 열며 단체 관람은 예약해야 한다. 무료. 032-833-4747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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