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남이섬, 추위를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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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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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관광객 혹한 속에 얼음-눈 보며 즐거움 만끽… 지난달 4만6000여명 찾아

남이섬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쌓인 눈이 신기한 듯 눈을 던지며 즐거워하고 있다. 남이섬 제공
남이섬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쌓인 눈이 신기한 듯 눈을 던지며 즐거워하고 있다. 남이섬 제공
‘추위도 관광자원?’

한파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강원 춘천시의 대표적 관광지인 남이섬에는 추위를 즐기려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8일 남이섬에 따르면 지난달 남이섬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4만6000여 명으로 지난해 총 외국인 관광객 42만 명의 10%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3500여 명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로 겨울 관광객이 부쩍 늘었음을 보여준다. 국적별로는 태국이 1만5000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만 1만3000명, 중국 5500명 등 눈을 보기 어려운 동남아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저 기온이 영하 23.1도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이달 2일에는 남이섬 전체 관광객 2800여 명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이 1800여 명으로 내국인보다 더 많았다.

춘천은 지난달 최저 기온 평균이 영하 10.7도나 될 만큼 추운 곳이고 남이섬은 바람이 심하게 불어 체감 온도는 이보다 5도가량 더 낮다. 하지만 겨울철에 남이섬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오히려 추위도 즐길거리로 여긴다는 게 남이섬 측 설명이다.

남이섬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다 보면 북한강에 떠다니는 얼음 조각을 볼 수 있고 남이섬 곳곳에는 얼음 조각 30여 점이 전시돼 있다. 곳곳에 피워놓은 모닥불도 이들에게는 낯선 구경거리다. 최근 호텔 동관루 앞에는 얼음 안에 촛불을 밝힌 조명등이 등장해 겨울밤의 낭만을 더해주고 있다. 김건희 남이섬 관광지원팀 총무는 “동남아 관광객들은 반짝이는 얼음덩이를 보며 ‘흡사 남극탐험을 온 기분’이라고 말하는 등 원더풀을 연발한다”며 “우리에겐 반갑지 않은 추위가 동남아인에게는 신비한 관광상품이다”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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