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루원시티는 ‘촬영중’… 영화-드라마 촬영 줄이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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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대표하는 구도심 재생사업지구인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가 영화와 드라마 등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루원시티 사업 지연으로 철거가 늦어지면서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들이 빈민가나 폐허 현장이 필요한 장면을 쉽게 촬영할 수 있고 주민 민원도 상대적으로 적은 이곳을 선호하는 것.

그러나 주민들은 가뜩이나 ‘인천’ 하면 좋은 인식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낡고 쓰러져 가는 주택이 밀집한 루원시티가 인천을 대표하는 곳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못마땅한 눈치다.

2일 가정동 일대 주민들과 인천영상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근 최동훈 감독의 신작 영화 ‘도둑들’(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주연)이 가정동의 빈 아파트 건물에서 한 달여간 촬영했다. 여기에 박시후와 정재영이 출연하는 영화 ‘나는 살인범이다’도 루원시티 일대에서 2주간 촬영했고,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심야병원’도 가정동에서 촬영했다.

지난해에도 영화 ‘통증’과 ‘모비딕’ ‘페이스메이커’를 비롯해 드라마 ‘강력반’ ‘시크릿 가든’ 등이 루원시티 사업지구를 촬영지로 선택했다. 이곳에서 평균 10∼15일간 촬영이 이뤄지면 100여 명의 스태프가 상주하게 돼 인근 식당 등이 반짝 특수를 누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가정동 일대 루원시티 사업지구를 떠나지 못하는 거주자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가 영화 속에서 폐허로 비치는 데 불만을 갖고 촬영 스태프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주민 안모 씨(43·주부)는 “인천 하면 쓰러져 가는 주택이나 몰려 있고 범죄가 끊이지 않는 곳으로 인식될까 봐 사실 두렵다”며 “인천시가 도시 이미지를 제고하는 차원에서라도 촬영 내용을 파악해 촬영 허가에 제한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동 루원시티 일대는 드라마 영화뿐 아니라 독립영화를 찍는 학생들까지 촬영 협조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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